제가 많이 잘못한 걸까요? 사랑하는 반려견을 떠나보낸 뒤 저보다 10살 위인 언니와의 관계가 너무 힘듭니다.
안녕하세요?
9월 30일, 13년 동안 가족처럼 함께했던 사랑하는 로니를 무지개다리 너머로 떠나보냈습니다.
로니를 떠나보낸 슬픔도 그땐 감당하기 힘든데, 그 과정에서 언니와 로니 장례식 때문에 큰 갈등이 생겼고 지금까지 연락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이야기라 마음속에 담아두고 혼자 가슴아리하고 있다가 용기 내어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유기견이었던 로니를 만나 오랜 시간 함께 살았습니다. 저에게 로니는 그저 강아지가 아니었습니다. 1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가족이자, 제 삶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로니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언니근처에 있는 동물병원에 다니면서 언니와 갈등이 생겼습니다.
언니는 로니를 병원에 데려갈 때마다 왜 그렇게 돈을 쓰느냐,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는 제가 한심하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죽으면 쓰레기통에 버리면 된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지만, 언니와 생각이 다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넘기려고 했습니다.
로니가 아플 때 병원비와 치료비로 150만원 정도 돈을 썼습니다. 사실 노견이라 이제 제 곁을 갈 준비하는 아이에게 돈들여서 검사하긴 좀 도박이긴 하지만 그래도 고칠 수 있는 병이라면 하는 맘으로 검사를 했었지요.
저에게는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었고,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애쓰다가 심장병과 신장. 췌장도 안좋아서 결국 로니를 떠나보냈습니다.
로니가 세상을 떠난 뒤 가족들과 장례를 어떻게 치를지 의논하고 결정을 내렸고 그날 바로 장례를 했습니다. 언니가 또 전화가 와서 "강아지 죽었냐? 아고 징그럽다 징그러" 하기에 " 언니 어제 죽어서 장례치웠어" 그 일을 러고 언니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언니는 또다시 쓸데없는 곳에 돈을 썼다며 저를 심하게 나무랐습니다.
" 아고 돈이 아깝다
돈이 아까워 넌 돈도 셌다. 그런돈 있으면 나나줘라. 나한테 니가 한게 뭐있냐."
그러면서 10년이 넘은 돌아가신 친정모친을 이야기하여 제 복장을 긁어놓더라고요.
" 넌 엄마 살아있을때 뭐 그리 잘해 줬냐 . 내신세나 엄마 신세가 강아지만도 못한 신세여" 하며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그 순간 저도 참았던 감정이 터져 언니에게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 그니가 언니가 형부에게 늘 혼나고 사는거야 언니 성질이 못되서" 라고 했어요.
로니를 떠나보낸 것만으로도 너무 힘든데, 제가 사랑했던 존재를 그렇게 함부로 말하는 언니의 모습에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언니에게 로니가 소중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동생인 제가 얼마나 슬퍼하고 있는지는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언니와의 다툼은 로니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돌아가신 엄마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게 됐습니다.
저는 언니에게 화를 낸 것이 마음에 걸려 먼저 장문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제가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을 사과하면서, 언니를 의지하고 있었고 제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기를 바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앞으로는 언니가 싫어하는 강아지 이야기도 먼저 꺼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앞으로 서로 곁에 있을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는데,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처 주며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서로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힘들 때 마음을 기대고, 좋은 일이 있을 때 함께 웃어줄 수 있는 자매로 늙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언니에게서 답장이 왔습니다.
언니는 제가 키우는 강아지에게 쓰는 돈을 보면서 자신은 강아지의 백분의 일도 안 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강아지 수술비로는 150만 원을 쓰면서 언니가 집에 올 때는 사과 한 개도 사준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사실 아무것도 안사간것은 아닌데 갈 때마다 손자들 3이있는데 용돈 안준다고 그게 섭해서 짜증난 생각을 한것 같더라고요.
강아지에게 간식과 고기를 사주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도, 언니 자신도 강아지만 못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엄마가 아프셨을 때는 형제들이 돈을 보태지 않았는데, 강아지가 아프니 돈을 척척 쓰는 제가 이해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사실 엄마 아플때 돈 안쓴적은 없지만 오빠가 있기에 전적으로 쓴게 아니라 엄청나게 안쓴것으로 알고 저에게 화를 낸듯해요.
제가 언니에게 무엇을 해주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언니가 서운하게 느낀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미처 살피지 못한 마음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니가 제게 보낸 답장에는 제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 아픈 말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언니는 동생인 저를 따라 시골 생활을 접고 올라왔고, 제 주변 사람들과 저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자신은 제가 키우는 강아지만큼도 소중하지 않은 존재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는 아무에게도 기대하지 않고 남은 인생을 잊고 살다가 가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그리고 동생 없는 것 처럼 살겠다고 하며 마지막에는 저와 강아지가 잘 살고 장례도 잘 치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 답장을 읽고 너무 속상하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날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결국 몸이 견디지 못해 쓰러지기까지 했습니다.
언니에게 더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저 짧게 “미안해요”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서로 연락하지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언니를 미워하고 싶지 않습니다.
언니가 저에게 서운했던 부분이 있다면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제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돌아보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사랑했던 로니를 위해 쓴 돈이 언니에게는 제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너무나 마음 아픕니다.
저는 강아지를 사랑한다고 해서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로니에게 해준 것과 언니에게 해준 것을 돈으로 비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언니에게 제가 부족했던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돌아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로니를 위해 쏟았던 마음까지 잘못된 것이 되는 걸까요?
돌아가신 엄마에게 더 잘해드리지 못한 후회도 저에게 있습니다. 언니의 말처럼 제가 부족했던 딸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돌아가신 엄마에게 지금 와서 무엇을 더 해드릴 수 있을까요. 저도 나름대로 엄마를 생각하며 살아왔고,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도 마음속에 가지고 있습니다.
언니도 나이가 들고 저도 나이가 들어갑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형제자매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기에, 이번 일이 더욱 마음 아픕니다.
제가 먼저 사과했으니 언니가 무조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닙니다. 언니에게도 오랫동안 쌓인 서운함이 있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로니를 떠나보낸 직후였고, 그때만큼은 언니에게 위로받고 싶었습니다. 제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채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먼저 연락해서 다시 관계를 풀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지금은 서로 마음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까요?
제가 언니에게 화를 내고 상처 주는 말을 한 것은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로니를 사랑하고 끝까지 돌본 것까지 잘못이라고 생각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언니에게 어떤 대답을 듣고 싶었던 것도, 제 선택을 인정받고 싶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저 제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고 힘들어할 때 언니가 “많이 힘들었겠다”라는 말 한마디만 해주었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제가 정말 많이 잘못한 걸까요?
그리고 앞으로 언니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아파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