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부터 우리 로니가 밥을 잘 먹지 않았어요.
그래도 손으로 조금씩 먹여주면 받아먹었고, 밖에 나가서는 대소변도 보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저와 함께 산책도 했었지요.
그래서 저는 아직 좀 더 있을 거라고, 지금은 조금 힘들 뿐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런데 어젯밤 로니에게 저녁을 먹이고 재운 뒤, 새벽 3시쯤 인기척에 잠에서 깼습니다.
로니가 토하고 대변을 봐서 주변이 엉망이 되어 있었어요.
놀라기도 했지만 이미 사전에 미리 찾아봐서 당황하지는 않았지만 좀 더 있어주기를 바랬던 것 같아요.
나는 얼른 주변을 정리하고, 따뜻한 물로 로니의 몸을 가볍게 목욕으 해 주었습니다. 깨끗한 패드도 깔아주고 로니가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었어요.
그때 이상하게도 직감적으로 알겠더라고요.
아… 우리 로니가 이제 정말 무지개다리를 건널 준비를 하고 있구나.
깨끗하게 씻겨준 로니의 몸을 가지런히 해주고 편안하게 눕혀주었습니다.
그리고 집안도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혹시 로니가 떠나는 길에 좋은 향기가 나고, 예쁜 길을 걸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주변도 하나하나 정리해주었어요.
그리고 로니에게 말했습니다.
“로니야, 그동안 엄마 곁에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언제 떠날지는 모르지만, 혹시라도 내가 잠든 사이나 출근한뒤에 로니가 떠나버리면 얼마나 후회할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꼭 말해주고 싶었어요.
잘 먹던 물도 이제는 잘 마시지 못하고, 가쁜 숨소리만 가끔 들립니다.
그러다 힘겹게 고개를 들어 저를 바라봅니다.
저를 찾는 것 같아요.
“로니야, 엄마 여기 있어. 네 옆에 있어. 걱정하지 마.”
그리고 또 말해줍니다.
“다시 태어나면 사람으로 태어나. 그리고 꼭 우리 집에 와줘. 엄마한테 와줘서 정말 고마워.”
13년 전, 유기견으로 우리 집에 찾아온 로니.
정확히 몇 살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작은 아이가 우리 가족의 귀여운 아기가 되어 13년이라는 긴 세월을 내 곁에서 함께 살아주었어요.
돌이켜보면 내가 로니에게 사랑을 준 것보다 로니에게 받은 행복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아요.
힘들고 외로운 날에도 곁을 지켜주었고,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봐 주었고, 그 작은 존재 하나만으로도 우리 집에 참 많은 웃음과 행복을 가져다주었지요.
그래서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고마워, 로니야. 우리 가족이 되어줘서 고마워. 13년 동안 엄마 곁에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정말 많이 사랑해.”
그리고 엄마가 로니에게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로니가 먼 길을 떠나는 그 순간만큼은 엄마가 네 곁에 있을 때였으면 좋겠어.
잠시라도 엄마가 보이지 않을 때, 혹은 엄마가 출근해서 네 곁을 지켜주지 못할 때 혹시 네가 혼자 떠나게 될까 봐 그게 너무 걱정돼.
그러니 로니야, 조금만 기다려줘.
엄마가 네 곁에 있을 때, 엄마 목소리를 들으면서, 엄마 손길을 느끼면서 편안하게 먼 길을 떠났으면 좋겠어.
하지만 엄마가 붙잡고 있는 건 아니야.
네가 많이 힘들다면 엄마가 욕심내서 붙잡지 않을게.
그저 마지막 순간에 “엄마가 여기 있어.” 그 말 한마디는 꼭 해주고 싶어.
우리 예쁜 로니, 13년 동안 엄마 곁에 와줘서 정말 고마워.
많이 사랑했고, 지금도 많이 사랑해.
엄마가 여기 있을게. 마지막까지 네 곁에 있을게.
편안하게 쉬어, 로니야.
그리고 반려견들도 사후세계가 있을까요?
궁금하네요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