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친구들 단톡방 알림이 계속 울리는데도 일부러 바로 안 보고 있어요. 예전에는 누가 뭐 올렸나 궁금해서 금방 확인했는데 요즘은 알림 숫자가 쌓여도 그냥 놔두게 되네요.
별것 아닌 일상 이야기할 때는 괜찮아요. 오늘 뭐 먹었다거나 어디 다녀왔다거나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는 얘기에는 저도 편하게 한마디씩 보태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식들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누구네 아들이 회사에서 잘나간다더라, 딸이 이번에 좋은 데로 옮겼다더라, 사위가 뭘 해줬다더라 하면서 한 명이 이야기를 꺼내면 다른 친구도 자기 자식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자식들 사는 형편이나 직장, 결혼 이야기가 한참 이어지더라고요.
친구들이 일부러 자랑하려고 그러는 건 아닐 수도 있어요. 자식 키워놓고 잘 지내는 모습 보면 부모 입장에서는 뿌듯하니까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해요. 저도 좋은 소식 들으면 잘됐다고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고요.
그런데 문제는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제 마음이네요.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계속 듣다 보면 괜히 이것저것 비교하게 돼요. 누가 물어본 것도 아닌데 혼자 속으로 생각이 많아집니다. 왜 나는 이런 걸 신경 쓰고 있나 싶어서 제 자신한테 짜증이 날 때도 있어요.
자식들 인생이 부모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잘 살아가면 그걸로 된 건데,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단톡방에 자랑이 줄줄이 올라오면 마음은 또 다르더라고요. 괜히 말수가 줄고 이모티콘 하나 보내는 것도 싫어질 때가 있어요.
그렇다고 단톡방을 나가기도 애매해요.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이고 다른 이야기를 할 때는 여전히 편하고 재미있거든요. 자식 이야기 하나 때문에 사람들까지 멀리하고 싶은 건 아닌데, 그렇다고 계속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하지가 않네요.
며칠 전에도 한 친구가 자식한테 좋은 선물을 받았다고 사진을 여러 장 올렸는데 다른 친구들이 부럽다, 자식 잘 키웠다 하면서 한참 이야기를 했어요. 축하할 일인 건 맞는데 그날따라 저는 단톡방을 그냥 닫아버렸습니다. 괜히 한마디 보탰다가 제 기분만 더 이상해질 것 같았어요.
가끔은 우리 나이쯤 되면 자식 자랑보다는 그냥 우리 사는 이야기를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디가 아픈지, 요즘 뭐가 재미있는지, 별것 아닌 이야기하면서 웃던 때가 저는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또 한편으로는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친구 입장에서는 기쁜 일을 편하게 이야기한 것뿐인데 제가 혼자 비교하면서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건 아닌가 싶어서요. 그래서 대놓고 자식 이야기 좀 그만하자고 말할 수도 없겠더라고요.
요즘은 단톡방 알림이 많이 와 있으면 들어가기 전부터 또 무슨 자랑이 올라왔나 하는 생각부터 듭니다. 이러다 오래된 친구들하고 괜히 거리까지 생길까 봐 그것도 마음에 걸리네요.
저만 친구들 자식 자랑을 계속 듣다 보면 괜히 마음이 불편해지나요? 이런 단톡방에서는 그냥 적당히 반응하면서 넘기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조금 거리를 두는 게 마음 편할까요? 다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