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감정조절

나도 모르게 맡고 있는 역할이 있더라고요

요즘 생각해보면 제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은근히 맡고 있는 역할이 있더라고요.

예약은 제가 하고 
일정도 제가 확인하고
누가 필요한 게 있으면 제일 먼저 연락이 옵니다.

처음에는 제가 하는 게 편해서 별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일부러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니
다들 다음에 뭘 해야 할지 몰라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내가 잘해서 맡은 건지
그냥 계속 해왔기 때문에 당연해진 건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는 일부러 한 발 빠져보려고 하는데
괜히 주변에서 변했다고 생각할까 봐 그것도 신경 쓰여요.

댓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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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3,462채택률 8%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그동안 관계 속에서 얼마나 많은 짐을 홀로 짊어지고 계셨는지 깊이 와닿아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예약을 도맡고 일정을 조율하며 주변의 필요를 가장 먼저 살피는 역할은 엄청난 심리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에요.
    ​처음에는 내가 주도하는 것이 편하고 능숙해서 시작한 일이었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이 온전히 나의 책임이자 당연한 몫으로 굳어졌을 때의 막막함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우셨을 거예요.
    ​어느 날 일부러 멈춰 섰을 때 사람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느꼈던 복잡한 감정은 어쩌면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관계의 불균형을 비로소 마주하게 된 순간이었을 테지요.
    ​우리는 흔히 내가 잘해서 그 역할을 맡았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실상은 오랫동안 거절하지 못하고 자리를 지켜왔기에 생겨난 관성에 가까울 때가 많아요.
    ​앞으로 한 발짝 물러서려고 할 때 주변에서 변했다고 오해할까 봐 걱정되는 마음도 지극히 자연스러워요.
    ​하지만 그들이 느끼는 당황스러움은 작성자님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그동안 누려왔던 당연한 배려가 잠시 멈췄기 때문이에요.
    ​이제는 그 무거운 짐을 조금씩 내려놓고 온전히 작성자님 자신의 마음과 휴식을 돌보는 연습을 시작하셔도 괜찮아요.
    채택된 답변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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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403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그동안 자연스럽게 챙겨온 일이 어느 순간 ‘당연히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이 되어버렸다는 걸 알아차리면 서운하고 피곤할 수 있어요. 잘해서 맡게 된 일이더라도 계속 혼자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갑자기 모든 것을 내려놓기보다 ‘이번 예약은 다른 사람이 해줄래?’처럼 작은 일부터 하나씩 나눠보세요. 처음에는 주변도 어색해할 수 있지만,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맡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누군가 잠시 ‘변했다’고 느끼더라도 그것이 잘못된 변화는 아니에요. 모두를 챙기는 역할에서 조금 내려와 내 에너지까지 함께 챙기는 것도 건강한 관계를 위해 필요한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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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785채택률 3%
    오랫동안 묵묵히 챙겨오신 수고와 그 속에서 느끼셨을 씁쓸함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동안 일을 잘해내셨기에 주변의 신뢰가 자연스럽게 쌓인 것이지만, 동시에 그 편리함에 타인들이 익숙해지면서 당연한 의무처럼 변해버린 상황입니다.
    ​일부러 손을 놓았을 때 팽팽 돌아가지 않는 모습을 보며 느껴졌을 허탈함과 헛헛함은 당연한 감정입니다.
    ​앞으로 한 발 물러서실 때 주변 반응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갑자기 차갑게 거절하기보다 "이번엔 바빠서 알아서 챙기기 어려우니 정해지면 공유해달라"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기회를 양보해보세요. 본인의 에너지를 지키기 위한 건강한 거리두기일 뿐이며, 타인에게도 스스로 챙겨볼 기회를 주는 정당한 과정입니다.
  • 익명3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서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뭐 고민이라고 하실 수 있고 충분히 저는 고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뭐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 가지고 뭐 이것이 엄청난 고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 이 친구가 참 다른 사람들보다 이게 믿음을 주고 있는 친구구나. 지금 글을 쓰신 분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말씀드리는 거고 그러니까 지금 글을 쓰신 분이 얼마나 믿음직스럽고 믿음이 가면은 어떤 이런 일들을 맡기고 이런 일들에 대해서 어 고 사람들이 맡기고 또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참 인생을 참 참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면서 그리고 신뢰를 주면서 살아오셨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글을 읽어 보면 그 사람에 대한 느낌을 잘 알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 느낌이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유지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뭐 고민이라고 글을 쓰셨지만은 저는 이것이 절대로 고민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좋은 관계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계속 어 지속적으로 내가 맡고 있는 일에 대해서 내가 계속 그것을 해야 되는 것이 피곤하고 또 너무나 힘들다고 생각을 하시면 어느 정도 조금 내려놓으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않다고 한다면은 그렇게 계속해서 하셔도 저는 상관없다고 생각을 해요. 본인이 정말 꼼꼼하시고 신중하게 선택을 하시고 계시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는 겁니다. 결국은 본인의 믿음과 신뢰가 다른 사람들에게 본인에게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일거리를 마련해 준 것이죠. 아이러니한 거죠. 일이 있어서 내가 그 일을 놓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시면 놓든 저는 상관은 없긴 합니다만은 그 부분에 있어서 다른 친구들이 본인만큼의 일 처리 능력이 떨어진다든가. 본인처럼 꼼꼼하고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은 본인의 빈곤간이 더더욱 느껴져서 본인에게 더 많은 일을 맡길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만큼 본인의 신뢰도는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차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내가 일이 더 많아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면은 지금보다 더 피곤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내가 이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거나 또 다른 사람들에게 내려놓을 수 있는 상황이 됐을 때는 그 사람이 정말 이 일에 맡은 바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그 사람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제가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상황에 있어서 내가 내 일에 대해서 맡은 바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 일에 대해서 너무나 최선을 다하고 계신 거에 대한 어떠한 보상의 남에 대해 바뀌면 뭔가 힘들다는 사실에 대해서 너무 서운해 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일에 대해서 본인에 대해서 노고라든가.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뭔가 답을 얻거나 뭔가 긍정적인 이득을 얻거나 또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받고 싶은 마음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마는 제 생각에는 그렇게 어떠한 보답을 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여겨지거든요. 뭐 물론 따뜻한 말 한마디를 받을 수는 있겠죠. 그러니까 어 이러한 부분들에 있어서도 너무나 서운해 하시거나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희생해서 조금 더 뭐 봉사를 한다고 해야 될까요? 뭐 이런 마음 가지고 가지고 일을 하시면 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부분도 아니고 그렇게 큰 고민도 아니니 너무 걱정하실 게 없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익명2
    저도 비슷하게 느낄 때가 있어요. 처음에는 내가 하는 게 편해서 챙겼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당연히 제가 해야 하는 일이 되어 있더라고요. 
    잠깐 한 발 물러나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꼭 내가 다 챙기지 않아도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눌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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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870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예약, 일정, 누군가 필요할 때 제일 먼저 오는 연락까지 어느새 내 몫이 되어 있었고, 아무것도 안 해봤더니 다들 다음에 뭘 해야 할지 몰라 하는 모습을 보고 묘한 기분이 드셨군요. 그 알아차림이 참 정확해요. 내가 잘해서 맡은 건지 계속 해와서 당연해진 건지 헷갈리는 것도 자연스러운 의문이에요.
    
    답을 드리자면 아마 둘 다예요. 처음엔 작성자님이 잘하고 편해서 맡으셨을 거고, 그게 반복되면서 다른 사람들은 이건 저 사람 일이라고 자리를 내어주게 된 거예요. 그래서 다들 몰라 했던 건 그들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그 일을 해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즉 작성자님이 능력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구조가 한 사람에게 쏠려 굳어진 면도 크다는 뜻이에요.
    
    한 발 빠지는 건 좋은 생각이에요. 다만 갑자기 모든 걸 손 떼면 주변이 당황하고 변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니, 이렇게 단계적으로 해보세요. 먼저 한 번에 하나씩만 넘겨보세요. 이번 모임 예약은 네가 해줄래, 하고 구체적으로 이름을 붙여 부탁하는 거예요. 막연히 같이 하자고 하면 흐지부지되기 쉬워요. 
    
    둘째, 넘긴 일은 중간에 확인하거나 대신 해결해주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서툴러도 해보는 경험이 쌓여야 그 사람의 역할이 돼요. 
    
    셋째, 필요하면 한마디로 이유를 알려두세요. 요즘 내가 너무 많이 맡은 것 같아서 돌아가면서 해보고 싶어, 정도면 변했다는 오해보다 이해가 먼저 와요. 
    
    넷째, 계속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남겨두세요. 좋아서 하는 일까지 놓을 필요는 없고, 부담이 되는 일만 나누면 돼요.
    
    변했다고 생각할까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해요. 하지만 처음엔 낯설어해도 새 방식에 익숙해지면 대부분 금방 적응해요. 그리고 나를 지키는 방향으로 변하는 건 나쁜 변화가 아니에요.
    
    작성자님이 주변을 잘 챙겨온 건 분명 좋은 힘이에요. 그 힘을 혼자 다 쓰지 않아도 되도록, 이번 주에 일 하나만 가볍게 넘겨보시길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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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186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예약부터 일정 확인까지, 그동안 늘 한 발 앞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오셨던 작성자님의 수고가 참 크셨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멈춰 섰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공백을 보며, 섭섭함과 함께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하셨을 거예요.
    
    내가 잘해서 맡은 건지, 당연해진 건지 헷갈리는 그 마음은, 오랫동안 타인을 배려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마주하는 자연스러운 고민입니다. 변했다고 오해받을까 봐 걱정되는 마음도요.
    
    앞으로는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마시고, 자연스럽게 자리를 조금씩 비워보셔도 괜찮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여백을 내어주는 것도 그들을 위한 배려일 수 있으니까요. 
    
    오늘만큼은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내 손을 꼭 잡고, 온전히 편안한 쉼을 선물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관계를 조율하느라 참 애많으셨습니다. 오늘은 타인의 일정을 챙기는 대신, 내 마음의 속도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여유로운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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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930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모임이나 가족 관계에서 늘 앞장서서 세심하게 챙기고 총대를 메어 오셨던 만큼, 이번에 느끼신 그 '이상한 기분'은 가슴을 쿵 치는 씁쓸함과 허탈함으로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내가 조금 더 꼼꼼하고, 내가 먼저 움직이는 게 마음 편해서 시작한 일이었을 텐데요. 내가 손을 놓는 순간 전반적인 흐름이 멈춰버리는 것을 목격했을 때의 헛헛함은 "내가 좋아서 한 배려가 어느새 타인에게는 당연한 권리나 의무처럼 고착되어 있었구나"를 깨닫게 해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역할을 내려놓으면 주변에서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변했네" 하고 반응할까 봐 눈치가 보이고 신경 쓰이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내 에너지와 마음의 평화를 지키면서 지혜롭게 역할을 내려놓고 경계를 잡아가는 실천 지침을 전해드립니다.
    
    1. 내가 만든 '편안함'이 만든 착시일 뿐입니다
    상대방이 나빠서라기보다, 내가 항상 차질 없이 완벽하게 준비해 주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스스로 챙기는 근육'이 퇴화한 것에 가깝습니다.
    
    사연자님이 잘해서 맡은 것도 맞고, 오래 지속되다 보니 당연해진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당연하게 여겨져도 되는 호의는 세상에 없습니다. 이제는 그 '당연함'의 고리를 내가 먼저 끊어줄 때가 된 것입니다.
    
    2. 한 번에 다 내려놓기보다 '부분적 위임'과 '선택적 빠지기'
    갑자기 100% 아무것도 안 하는 극단적인 변화보다는, 단계적으로 짐을 나눠주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역할 쪼개기: "이번 모임 장소 예약은 내가 할테니까, 이동 수단이나 2차 장소는 OO이가 알아봐 줘!" 하고 자연스럽게 짐을 분산하세요.
    
    시침 뚝 떼기(능청스러운 보조): "나도 이번 주는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네! 이번 예약은 누가 좀 맡아줄 수 있어?" 하고 내 사정을 핑계로 자연스럽게 한발 물러서 보세요.
    
    3. "변했다"는 소리에 죄책감 갖지 않기
    내가 내 역할을 줄이기 시작할 때 타인이 느끼는 어색함이나 "변했다"는 식의 반응은, 그동안 내가 상대에게 제공해 주던 편의가 사라진 데서 오는 지극히 이기적인 불편함일 뿐입니다.
    
    나의 건강한 변화에 대해 주변이 보이는 불편함까지 내가 책임지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그동안 내가 혼자 너무 많이 짊어지고 있었지" 하고 내 수고를 스스로 인정해 주셔야 합니다.
    
    4. 내 삶의 주도권 되찾기
    내가 예약을 안 하고 일정을 안 챙겨서 어떤 일이 어설프게 돌아가거나 지체되더라도, 그것을 견뎌내는 연습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해결사로 나서지 않아도 세상과 모임은 어떻게든 돌아가며, 그래야 비로소 다른 구성원들도 자신의 역할을 찾게 됩니다.
    
    그동안 애써오신 사연자님의 헌신과 세심함은 참 귀하고 감사한 능력입니다. 이제는 그 세심함과 에너지를 타인을 챙기는 데 다 쓰지 마시고, 사연자님 자신의 휴식과 즐거움을 위해 더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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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134채택률 5%
     “아, 나도 모르게 가족 안에서 이런 역할을 맡고 있었구나” 하는 순간이 참 씁쓸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약하고, 일정 확인하고, 필요한 것 먼저 챙기는 사람은 처음부터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하는 게 빠르고 편하고, 다른 사람들도 고마워하니까 자연스럽게 계속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계속 해온 일이 어느 순간부터 ‘내 역할’이 되어버린다는 것이지요.
    
    막상 내가 손을 놓아보니 다들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잘해서 맡겨진 걸까, 아니면 그냥 내가 계속 해왔기 때문에 당연해진 걸까?”
    그 생각이 드는 것도 너무 자연스러워요.
    저는 일부러 한 발 빠져보려는 지금의 마음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한꺼번에 다 내려놓기보다는 작은 것부터 나눠보세요.
    “이번 예약은 네가 한번 해줄래?”
    “일정은 각자 확인해보자.”
    이렇게요.
    처음에는 주변에서 “왜 네가 안 하지?”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 반응이 꼭 내가 변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동안 내가 너무 자연스럽게 해왔기 때문에 생긴 익숙함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꼭 기억하셨으면 해요.
    내가 모든 일을 먼저 챙겨주지 않는다고 해서 덜 좋은 가족, 덜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에요.
    
    늘 먼저 움직이던 사람이 가끔 멈춰주는 것도 관계를 다시 나누는 방법입니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들이 한 걸음 움직일 수 있도록, 내가 한 걸음 물러서 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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