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카톡을 읽고 답장하지 않으면 괜히 무시당한 기분이 들어요
스터디그룹에서 알게 된 지인이 한 명 있습니다. 처음에는 공부하면서 가끔 이야기하는 정도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꽤 친해졌어요.
스터디가 끝나고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서로 고민도 이야기할 만큼 편해졌는데, 이상하게 카카오톡으로 연락할 때만 기분이 상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 사람은 카톡을 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읽고 답장을 안 합니다. 대화가 자연스럽게 끝난 상황이라면 저도 별생각이 없을 텐데, 한창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갑자기 읽씹으로 끝내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제가 질문을 했는데도 답이 없을 때가 있고, 본인이 먼저 꺼낸 이야기에 제가 답했는데 그대로 대화가 끊길 때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바쁜 일이 생겼겠거니 했습니다. 누구나 연락하다가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고, 메시지를 확인했다고 반드시 바로 답해야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카톡에 읽음 표시가 뜨고 답장이 없으면 괜히 신경이 쓰입니다.
더 이해가 안 되는 건 실제로 만나면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겁니다.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평소처럼 잘 지냅니다. 저를 불편해하거나 피하는 모습도 없고요. 그래서 만나고 돌아오면 별일 아닌가 보다 싶다가도 카톡을 하다 보면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되네요.
한번은 이런 부분이 조금 서운하다고 직접 이야기한 적도 있습니다.
대화하다가 갑자기 읽고 끝내면 제가 무슨 말을 잘못했나 싶을 때가 있다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본인도 그런 습관 때문에 다른 친구들에게 지적받은 적이 여러 번 있다고 하더군요.
일부러 무시하는 건 아닌데 메시지를 읽고 나면 답장하는 걸 잊어버리기도 하고, 고치려고 해도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저한테만 그러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나름대로 이해하려고 했고요. 그런데 솔직히 조금 황당하기도 했어요. 본인도 주변 사람들에게 여러 번 지적받았다는 걸 알면서 고치기 어렵다는 말로 끝내는 게 맞나 싶었습니다.
물론 연락 습관은 사람마다 다르겠죠. 누군가는 카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누군가는 별생각 없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답장이 조금 늦는다고 화내는 사람은 아닙니다. 몇 시간 뒤에 답해도 괜찮고 바쁘면 다음 날 연락해도 상관없어요. 다만 대화 도중에 아무 말 없이 끊어버리는 행동이 반복되니까 저 혼자 이야기하다가 무시당한 느낌이 드는 겁니다.
요즘은 그 지인에게 카톡을 보낼 때 괜히 생각이 많아집니다. 어차피 또 읽고 끝낼 텐데 굳이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답장을 짧게 보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도 실제로 만나면 평소처럼 친하게 지내니 제가 혼자 너무 의미를 부여하는 건가 싶고요.
가끔은 저도 똑같이 읽씹을 해볼까 하는 유치한 생각까지 듭니다. 그런데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는 것도 제 성격에는 맞지 않더라고요. 상대방에게 서운함을 느끼면서도 똑같이 행동하지 못하는 제 모습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사실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답장 자체보다 제 감정입니다. 상대방이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고, 저를 싫어해서 그러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기분이 상하지 않는 건 또 다른 문제더군요.
그렇다고 이미 한 번 이야기한 문제를 계속 지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카톡 하나 때문에 상대방의 연락 습관까지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도 부담스럽고요. 반대로 제가 매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썩 내키지 않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 궁금합니다. 실제로 만나면 잘 지내지만 카톡에서는 자꾸 대화가 끊기는 사람이라면 그냥 원래 그런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넘기시나요?
상대방의 연락 습관을 바꾸려 하기보다 제가 기대를 줄이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친한 사이일수록 이런 사소한 부분도 서로 배려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별것 아닌 읽음 표시 하나에 제 기분이 좌우되는 것도 싫지만, 그렇다고 매번 서운한 마음을 억지로 무시하고 싶지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