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자주 드는 생각이 있어요. 지금까지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정작 제가 어떤 삶을 원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해야 할 일이 분명했어요. 공부할 때는 공부를 하고, 일을 시작한 뒤에는 맡은 일을 해내고, 가족에게 필요한 일이 생기면 제 몫을 다하려고 노력했어요.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처리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 있었고, 그게 어른으로서 잘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문득 허전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요. 특별히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당장 생활이 어려운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겉으로 보면 무난하게 잘 지내는 편일 거예요. 그런데 가끔 하루를 마치고 혼자 앉아 있으면 오늘 하루를 바쁘게 보내긴 했는데 정작 저를 위해 한 일은 무엇이었나 싶어요.
누군가 부탁한 일을 처리하고, 가족과 약속한 일정을 맞추고, 밀린 집안일을 끝내고 나면 하루가 다 지나가 있거든요. 제게도 해보고 싶은 일이 분명 있었는데 늘 시간이 남으면 하겠다고 미뤄왔어요. 문제는 시간이 남는 날이 거의 없다는 거예요. 바쁜 일이 끝나면 피곤해서 쉬고 싶고, 쉬고 나면 또 해야 할 일이 생겨요.
그래서 최근에는 일부러 새로운 취미를 찾아보기도 했어요. 배우고 싶었던 분야를 검색하고, 혼자 가볼 만한 곳도 알아봤어요. 처음에는 뭔가 기대가 됐는데 막상 실행하려고 하니 이것도 오래 할 수 있을까, 돈과 시간을 들일 만큼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들더라고요. 결국 알아보기만 하다가 그만둔 것도 있어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저는 무언가를 선택할 때 제가 정말 좋아하는지를 먼저 생각하기보다 그게 얼마나 쓸모 있는지, 나중에 도움이 될지를 따지는 습관이 있는 것 같아요. 시간을 보내더라도 의미 있게 보내야 할 것 같고, 돈을 쓰더라도 낭비가 아니어야 할 것 같아요. 심지어 쉬는 날에도 그냥 쉬었다고 생각하면 괜히 아까운 기분이 들어요.
그렇게 살다 보니 정작 편하게 즐기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무엇을 하든 잘해야 할 것 같고, 시작했으면 꾸준히 해야 할 것 같고, 중간에 그만두면 괜히 의지가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져요. 그러니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거예요.
주변 사람들을 보면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고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해요. 누구는 여행을 다니고, 누구는 운동이나 취미를 꾸준히 하고, 누구는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더라고요. 물론 그 사람들도 각자의 고민이 있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저는 누가 요즘 뭐가 재미있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려워요. 좋아하는 음식이나 보고 싶은 영화 같은 사소한 취향은 있어도,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물으면 말문이 막혀요.
그렇다고 지금까지의 삶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해야 할 일을 책임지고 살아온 시간도 소중하고, 그 덕분에 지금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으니까요. 다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만 살면 언젠가 크게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겨요. 나중에 시간이 더 지나서 돌아봤을 때,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맞춰 사느라 제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찾아보지도 못했다고 생각할까 봐요.
그렇다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에요. 현실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도 있고, 경제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하죠. 결국 지금의 생활을 지키면서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야 할 텐데, 그 시작조차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가끔은 제가 정말 원하는 게 새로운 도전인지, 아니면 잠시 쉬면서 지금까지의 피로를 풀고 싶은 것인지도 헷갈려요. 충분히 쉬면 다시 의욕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계속 쉬기만 하다가 또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갈까 봐 걱정되기도 해요.
무엇보다 가장 답답한 건 제가 제 마음을 잘 모른다는 사실이에요.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고 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좋아하는 일을 생각해 보라고 하면 당장 떠오르는 게 많지 않아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보다 조금 더 즐겁게 살고 싶고, 누군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외에도 제 자신으로서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혹시 저처럼 오랫동안 주어진 역할에 맞춰 살아오다가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신 분 계신가요?
이럴 때는 당장 목표를 정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해 보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될 때까지 여러 가지를 경험해 보는 게 좋을까요? 좋아하는 일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또 다른 부담이 되는 건 아닌지도 궁금해요.
지금의 삶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앞으로의 삶을 조금씩 바꿔가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비슷한 고민을 지나오신 분들이 있다면, 처음에는 어떤 작은 변화부터 시도하셨는지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