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소통자기이해·성장

엄마가 제 SNS 게시물을 보고 계신다는 걸 알고 나서부터 평범한 사진도 마음 편히 못 올리겠네요

얼마 전에 엄마와 통화하다가 조금 당황한 일이 있었어요.

 

제가 며칠 전에 SNS에 올린 카페 사진을 보셨는지 "거기 커피 비싸 보이던데 맛있었어?"라고 물으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어떻게 아셨나 싶었어요. 제가 사진을 보내드린 적은 없었거든요.

 

알고 보니 엄마가 제 SNS 계정을 알고 계셨고, 가끔 들어와서 사진을 보고 계셨대요. 제가 친구들과 어디에 갔는지, 뭘 먹었는지 사진으로 확인하는 게 재미있으셨나 봐요.

 

엄마 입장에서는 별일 아니었겠죠.

 

저도 처음에는 웃으면서 대답했어요. 그런데 통화를 끊고 나니까 기분이 좀 이상했어요.

 

SNS에 엄청 사적인 내용을 올리는 건 아니에요. 음식 사진이나 풍경 사진이 대부분이고 가끔 짧은 글을 올리는 정도예요. 누가 봐도 크게 문제 될 만한 내용은 없어요.

 

그런데 엄마가 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뒤부터 사진을 올리기 전에 자꾸 한번 더 생각하게 돼요.

 

지난주에는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사진을 찍었어요. 음식이 예쁘게 나와서 올리려다가 손이 멈췄네요.

 

엄마가 보면 또 밖에서 밥 사 먹었냐고 하시려나?

집에서 밥 좀 해 먹으라고 하시겠지?

 

사실 엄마가 그런 말씀을 하신 건 아니었어요. 제가 혼자 미리 생각한 거죠.

 

한번은 휴일에 늦잠을 자고 오후에 산책한 사진을 올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문득 엄마가 평일에는 바쁘다더니 쉬는 날엔 잘 노는구나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쓰고 보니 저도 좀 이상하네요.

 

놀러 간 사진을 올리는 게 뭐가 잘못이라고요.

 

그런데 엄마가 보고 계신다고 생각하면 평범한 일상도 괜히 설명이 필요한 행동처럼 느껴져요.

 

친구들은 사진을 보고 예쁘다, 맛있겠다 하고 넘어가는데 엄마는 그 사진을 보면서 밥은 제대로 먹는지, 돈은 너무 많이 쓰는 건 아닌지, 같이 간 사람은 누구인지까지 궁금해하실 것 같거든요.

 

물론 엄마가 실제로 매번 그렇게 생각하시는지는 몰라요.

 

그러다 며칠 전에는 더 민망한 일이 있었어요.

 

엄마가 가족과 통화하시다가 제가 최근에 어디 다녀온 이야기를 하셨대요. 저는 따로 말씀드린 적이 없어서 순간 놀랐어요. SNS에서 보신 거였죠.

 

엄마는 제가 공개한 사진이니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셨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가족들에게까지 제 근황이 전달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날 이후로 계정을 비공개로 바꿀까 고민했어요.

 

그런데 엄마만 못 보게 설정하는 건 또 마음에 걸려요. 일부러 숨기는 것 같고, 나중에 알게 되시면 서운해하실 것 같아서요.

 

한편으로는 제가 이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가 있나 싶어요. 엄마가 자녀의 근황이 궁금해서 사진을 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잖아요.

 

다만 제게 SNS는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사진을 올리고 친구들과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사진 하나 올릴 때도 엄마에게 보여드려도 되는 내용인지부터 판단하게 돼요.

 

친구들에게는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소한 일상을 가족에게는 설명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에요.

 

사실 엄마와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평소 통화도 자주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직접 이야기하는 것과 제가 올린 사진을 통해 제 생활을 지켜보시는 건 조금 다르게 느껴져요.

 

제가 먼저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와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은 일상은 따로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엄마에게 제 SNS를 보지 말아 달라고 하면 너무 차갑게 느껴질까요?

 

엄마는 관심과 애정으로 하시는 일일 텐데 저는 그 관심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네요.

 

가족 사이에서도 서로 모르는 일상이 조금씩 있어도 괜찮은 거겠죠?

 

엄마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제 공간도 편하게 유지할 방법이 있을지 고민이에요.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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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424채택률 5%
    작성자님, 엄마가 자녀의 일상이 궁금하고 사진을 보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시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정작 그 사실을 알게 된 자녀 입장에서는 평범한 일상조차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사진 한 장을 올리는 일도 조심스러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오래전에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아들의 페이스북을 공유하다 보니 아들의 여자친구도 알게 되고, 친구들이 올린 사진까지 보게 되었지요. 처음에는 그저 아들이 궁금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은 엄마의 관심이었는데, 아들은 무척 불편해하더라고요.
    
    그때는 왜 그렇게까지 불편해하는지 잘 몰랐지만,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생활의 영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결국 페이스북도 탈퇴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부모는 자녀가 궁금하고 보고 싶은 마음에 들여다보지만, 자녀에게는 부모에게 일일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자기만의 세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작성자님도 엄마와 사이가 나빠서가 아니라, 직접 이야기하고 싶은 근황과 굳이 설명하지 않고 싶은 일상은 다르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저는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일상을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과 사생활을 존중하는 마음은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
    
    엄마에게도 너무 미안해하거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엄마에게 "내 일상이 궁금하신 건 알지만, SNS는 친구들과 편하게 소통하는 공간으로 두고 싶어. 내 근황은 내가 엄마한테 직접 이야기해 드릴게"라고 부드럽게 말씀드려도 좋겠습니다.
    
    부모의 사랑은 자녀의 일상을 모두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보여주고 싶은 만큼 존중해 주는 데서도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조금은 모르는 일상이 있어도 서로를 사랑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까요.
    
    작성자님도 이제는 엄마의 시선을 먼저 걱정하기보다, 자신의 일상을 조금 더 자유롭고 편안하게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 익명1
    SNS는 자신의 일상을 편하게 공유하는 공간이니 공개 범위를 조정하거나 본인이 편한 방식으로 경계를 정하면 되는거죠. 
  • 프로필 이미지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2,219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내 사소한 일상과 풍경을 가볍게 나누던 개인 공간에 엄마라는 친숙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관객이 들어왔을 때 밀려드는 그 묘한 감시감과 사생활 경계의 모호함에 깊이 공감합니다. 엄마가 나쁜 의도 없이 그저 자식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보시는 걸 알면서도, 사진 하나를 올릴 때마다 '밥은 잘 먹는지, 돈은 많이 쓰는지' 검열하게 되고 타인에게 근황이 전달될 때 느꼈던 당혹감은 지극히 정직하고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결코 사연자님이 예민하거나 이상해서가 아닙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라 하더라도 건강한 정서적·정보적 경계(Boundary)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내가 직접 들려주는 소식과, 타인이 나의 공간을 찾아와 일방적으로 관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가족 사이에도 서로 모르는 영역과 사적인 여백이 존재해야 오히려 관계가 훨씬 더 건강하고 편안하게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엄마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나만의 편안한 일상과 SNS 공간을 지켜내기 위한 실천적인 관점과 대응 방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소식의 전달자' 주도권을 나에게 가져오기
    
    엄마가 SNS로 근황을 확인하고 가족들에게 전달하게 된 계기는 사연자님의 일상이 그곳에 실시간으로 노출되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는 SNS에 올라가는 사진보다 한 발 먼저, 사연자님이 직접 고른 안전하고 다정한 사진(예: 주말 산책 풍경, 맛있는 음식 사진 한 장)을 안부 메시지와 함께 직접 보내드려 보세요.
    
    "내가 먼저 소식을 챙겨드린다"는 느낌을 받으시면 부모님의 욕구도 충족되고, SNS를 탐색하며 일상을 감시하는 행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됩니다.
    
    SNS 계정의 '친한 친구' 설정 및 기능적 경계 활용하기
    
    차단이나 비공개 전환이 부담스럽다면, 대부분의 SNS 플랫폼이 제공하는 '특정 게시물 공개 범위 설정'이나 '친한 친구 목록' 기능을 활용해 보세요.
    
    솔직하고 가벼운 일상이나 유흥, 사소한 감정이 담긴 게시물은 친구 그룹에게만 공개하고, 부모님이 보셔도 무방한 평범하고 무난한 풍경이나 잔잔한 일상만 전체 공개로 올리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서운함을 안겨드리지 않으면서도 내 일상의 민낯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가볍고 다정한 톤으로 부모님께 사적인 경계 알려드리기
    
    SNS 소식이 친척이나 타인에게 전달되어 불편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통화할 때 가볍고 부드럽게 한계를 짚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 저번에 친척분들한테 제 여행 이야기 하셨다면서요~ 거기는 그냥 친구들이랑 장난치고 가볍게 올리는 개인 공간이라 다른 분들한테 말씀하시면 제가 조금 쑥스럽고 부담스러워요. 친척들한테 전할 좋은 소식은 제가 직접 말할게요!" 하고 다정하지만 명확하게 기준을 알려주시면 됩니다.
    
    내 마음의 '자기 검열' 돋보기 내려놓기
    
    "이거 올리면 엄마가 밖에서 밥 사 먹는다고 뭐라고 하실까?" 하는 생각은 사연자님이 내면에서 만들어낸 미리 짚는 걱정일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된 사연자님의 소비나 일상은 스스로 책임지는 영역이므로, 부모님의 시선에 맞춰 내 삶의 기록을 일일이 변명하거나 설명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내 사생활을 지키고 싶은 욕구는 서로 대립하지 않습니다. 적당한 여백과 건강한 거리감이 유지될 때 부모님과의 대화도 훨씬 반갑고 다정해질 것입니다.
  • 프로필 이미지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2,095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 이번에는 글이 잘 보여서 답해 드릴게요. 편하게 올리던 공간에 엄마가 계신 걸 알게 된 뒤로 사진 하나에도 설명을 준비하게 되고, 엄마가 가족과의 통화에서 근황을 전하신 걸 알았을 때는 민망하고 놀라셨을 것 같아요. 엄마가 하신 말씀도 아닌데 걱정부터 먼저 떠올리게 되는 상황이 얼마나 피곤하셨을까요. 엄마만 못 보게 하자니 숨기는 것 같아 마음에 걸리는 것도 엄마를 아끼는 마음이 있어서예요. 그리고 가족 사이에도 서로 모르는 일상이 조금씩 있는 건 자연스럽고, 그 마음이 차갑다는 뜻은 전혀 아니에요.
    
    지금 불편함의 핵심은 엄마가 보신다는 사실 자체보다, 친구들을 위한 공간이 어느새 가족에게 보여 줄 일상을 고르는 공간이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올리기 전에 검열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비용이라서, 엄마가 하지도 않은 말을 미리 상상하며 위축되는 일이 쌓이기 전에 방식을 정리해 보시면 좋아요. 엄마가 실제로 밥 사 먹었냐고 하실지는 확인된 바 없고, 커피가 비싸 보였다는 말씀도 걱정이라기보다 관심 표현에 가까웠어요. 다만 그 관심이 내게 부담이 된다는 사실은 그대로 유효해요.
    
    가장 부드러운 길은 엄마께 한 번 가볍게 말씀드리는 거예요. 보지 말아 달라고 하기보다 내 마음을 먼저 건네는 방식이 좋아요. 엄마가 내 사진 보면서 궁금해하시는 건 알겠고 고마워요, 그런데 거기는 친구들이랑 가볍게 올리는 곳이라서 제가 안 들려드린 일상까지 다른 가족분들께 전해지면 조금 민망해요, 궁금한 건 저한테 직접 물어봐 주세요, 하고 이야기하는 정도면 충분해요. 이렇게 하면 엄마를 막는 말이 아니라 소통 통로를 알려 드리는 말이 돼서 서운함이 덜해요. 가족에게 전하는 일만 조심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따로 가능하고요.
    
    설정을 바꾸는 방법도 있어요. 친한 친구 공개나 특정 사람 숨기기 기능을 쓰면 엄마만 못 보게 할 수도 있지만, 마음에 걸리신다면 계정을 비공개로 돌려 팔로우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편이 덜 부자연스러워요. 이유를 물으시면 요즘 정리하고 있어서 아는 사람 위주로 두고 있어요, 하고 사실대로 가볍게 말씀드리면 돼요. 엄마와 나누고 싶은 사진은 따로 직접 보내 드리는 것도 좋아요. 엄마가 몰래 보는 느낌 없이 내가 고른 일상을 받아 보시면 SNS에서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요.
    
    올리기 전에 생각이 멈출 때는 이 사진은 누구에게 보여 주려는 건가를 한 번만 물어보세요. 친구들을 위한 것이라면 그대로 올리셔도 돼요. 엄마가 보셔도 큰일이 아닌 일상이고, 설명할 의무도 없어요. 엄마가 뭐라고 하시면 응, 맛있었어요, 하고 한 줄로 받고 넘기는 연습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해 줘요.
    
    이번 주에는 엄마와 통화하실 때 SNS는 친구들이랑 편하게 쓰는 곳이라 궁금한 건 직접 물어봐 주세요, 이 한 문장을 웃으며 건네 보세요. 
  • 프로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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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461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엄마와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숨길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엄마가 보고 계신다는 사실만으로 평범한 일상까지 의식하게 되니 답답하셨겠어요. 특히 내가 선택해서 들려드린 이야기가 아니라 SNS를 통해 일상이 전달되고, 가족들에게까지 공유되는 상황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까운 관계에서도 자신만의 자율성과 사생활을 지키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상대가 애정과 관심으로 행동하더라도 내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느껴지면 부담이 생길 수 있지요.
    
    엄마에게는 비난하기보다 글쓴님의 마음과 바람을 부드럽게 전달해 보세요. "엄마가 내 소식을 궁금해하시는 건 고마운데, SNS는 친구들과 편하게 일상을 나누는 공간이라 가끔은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만 직접 말씀드리고 싶어. 사진을 보시더라도 다른 가족들에게는 따로 이야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라고 말해 볼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게시물 공개 범위를 조정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선택입니다.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일상을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과 나만의 공간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서로 모순되지 않아요. 서로의 마음을 존중하면서 편안한 거리를 만들어 가셔도 괜찮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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