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정신건강

삶에서 재미있는 것도 없고 의욕도 없어요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삶에서 재미있는 것도 없고 뭔가를 하고 싶고 이루고 싶다는 의욕도 없어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삶이 힘들다거나 스트레스가 많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딱 중간에서 다소 무기력하고 무감각한 삶을 이어가고 있어요. 

근데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문제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겠네요. 

예전에는 확실히 하고 싶은 것과 좋은 것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것을 원하거나 목표로 하는 삶을 살았고 거기에서 오는 희망, 기쁨, 불안, 좌절 등 다양한 감정의 기복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좋은 게 없고 원하는 게 없으니 큰 기대와 희망, 만족도 없고 큰 좌절이나 불안도 없어요. 

그냥 시간을 이어가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저의 이런 감정 상태와 삶의 방식이 문제가 있는 걸까요? 없는 걸까요? 알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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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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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421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쓴님, 삶이 특별히 힘든 것도 아닌데 즐거움이나 기대, 의욕마저 사라진 채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 같다면, 지금의 자신이 괜찮은 상태인지 문득 궁금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말씀하신 상태가 반드시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마음이 편안해진 것과 마음의 활력이 줄어든 것은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즐거움이나 흥미를 느끼는 정도가 낮아지는 상태를 '무쾌감'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특별한 스트레스가 없어도 생활의 반복이나 정서적 소진, 우울감 등이 겹치면서 삶에 대한 흥미와 동기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한번 자신에게 질문해 보셨으면 합니다. 지금은 욕심이나 기대가 줄어들어 편안한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를 좋아하고 기대할 마음의 에너지 자체가 줄어든 것인지요.
    
    당장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예전에 좋아했던 음악을 듣거나, 가보고 싶었던 곳을 산책하거나, 작은 즐거움을 하나씩 경험해 보세요. 그 과정에서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지도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무기력과 흥미 저하가 몇 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에 영향을 준다면 상담이나 진료를 통해 마음 상태를 점검해 보시는 것도 권합니다.
    
    삶에 큰 파도가 없다고 해서 반드시 잘못 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잔잔함 속에서 나 자신이 정말 편안한지, 아니면 무언가를 느끼는 힘이 약해진 것인지 천천히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글쓴님이 다시 일상 속 작은 기쁨과 기대를 발견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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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2,090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큰 희망이나 열정도 없지만 반대로 깊은 절망이나 극심한 불안도 없이, 딱 중간의 온도로 무기력하고 무감각하게 시간을 이어가고 계신 상태에 대해 스스로 문제를 느껴야 하는지조차 애매하고 아득한 마음이 참 깊이 공감이 돼요. 예전에는 원하는 목표를 품고 희망과 기쁨, 때로는 좌절과 불안이라는 감정의 출렁임을 온몸으로 겪어냈기에,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지금의 정적과 무덤덤함이 더더욱 생경하고 이상하게 느껴지셨을 것 같아요.
    
    지금 겪고 계신 감정 상태와 삶의 방식이 문제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에 대해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것은 내 삶이 고장 난 신호나 문제가 아니라 지독한 감정의 기복을 견뎌낸 뒤 찾아온 마음의 지친 방어 작용이자 휴식기라는 점을 먼저 다독여드리고 싶어요. 기대가 클수록 찾아오는 좌절과 불안의 무게가 너무 컸기에, 내 안의 에너지를 지키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감정의 스위치를 내려두고 유영하듯 시간을 흘려보내고 계신 상태에 가까워요.
    
    지금의 무감각함을 당장 고쳐야 할 병으로 보거나 무조건 편안한 최적의 상태로 합리화하기보다, 나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고 가볍게 다독여갈 수 있는 관점 기준 4가지를 정리해 드릴게요.
    
    첫째, 감정의 무감각을 삶의 치명적인 결함으로 보지 말고, 감정의 소진 뒤에 찾아온 마음의 자연스러운 에너간 보호 모드로 바라봐 보세요.
    과거에 뜨겁게 열망하고 불안해하며 에너지를 크게 썼던 마음에 소진이 오면, 우리 뇌와 마음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기쁨과 절망의 폭을 줄여 무덤덤한 상태를 만들어내곤 해요. 내가 삶의 열정을 잃어버려서가 아니라, 그동안 애써온 내 마음이 잠시 온도를 낮추고 숨을 고르는 시간을 지나고 있는 셈이에요.
    
    둘째, 삶의 상태를 이분법적으로 좋다 나쁘다 판가름하려 애쓰지 말고, 불안이 없는 평온함의 장점만 누려보세요.
    큰 만족이 없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최소한 내 마음을 뒤흔들던 지독한 불안과 절망에서도 비켜서 있다는 것은 지금 상태가 주는 분명한 보호막이에요. 지금의 나를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 칭하며 자책을 얹지 마시고, 그저 마음의 파도가 잠시 잠잠해진 정적의 구간에 머물러 있다고 인정해 주는 태도가 필요해요.
    
    셋째, 예전처럼 거창한 목표나 뜨거운 열정을 다시 찾으려 조급해하지 말고, 일상의 아주 작은 촉감과 감각에만 가볍게 시선을 머물러보세요.
    어떤 커다란 희망을 품어야만 제대로 사는 것은 결코 아니에요. 따뜻한 차 한 잔의 온도나 길가의 계절감처럼 소소하고 가벼운 감각들을 덤덤하게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무언가를 열렬히 원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내 마음도 부담을 덜고 조금씩 편안해져요.
    
    넷째, 이 무감각의 시간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 단정 짓지 말고, 마음의 체력이 차오르면 자연스럽게 온도가 올라갈 것임을 믿어보세요.
    지금은 아무것도 마음에 들어차지 않더라도 시간이 흘러 내 안의 에너지가 천천히 회복되면, 예전처럼 다시 작은 것에 마음이 끌리고 소소한 기대가 생겨나는 순간이 다정하게 찾아오게 돼요. 내 마음의 스위치가 다시 켜질 때까지, 그저 오늘 하루를 무탈하게 이어가고 있는 나 자신을 다독여주는 것으로 충분해요.
    
    나의 무감각함을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그저 시간을 이어가고 있는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신 것은, 마음의 지친 결을 알아차리고 휴식을 허용해 주려는 참 단단하고 지혜로운 시선이에요. 오늘 밤은 지금의 무덤덤함에 굳이 어떠한 이름이나 문제를 붙이지 마시고, 그저 고요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만의 평온한 시간을 누려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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