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소통

아빠한테 전화했다가 괜히 통화기록만 세어봤어요

아빠한테 전화하면 잘 안 받으세요.
나중에 다시 걸어주시는 경우도 별로 없고요.

원래 전화를 귀찮아하는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도 급한 일 아니면 문자만 남겼고요.

근데 얼마 전에 가족이 모였을 때 알게 됐어요.
다른 형제랑은 꽤 자주 통화하시더라고요.
제가 처음 듣는 얘기를 둘은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그 자리에서는 아무 말 안 했어요.
집에 와서는 통화기록을 한참 내려봤고요.

제가 마지막으로 건 전화 세 번이 다 연결이 안 됐더라고요. 그걸 확인하는 제 모습도 좀 처량했어요.

돈이 필요해서 건 것도 아니고 부탁할 게 있던 것도 아니에요. 그냥 전에 허리 아프다고 하신 게 생각나서 건 거였는데.

그 뒤로 전화 버튼을 누르려다가 멈춰요.
또 안 받으면 기분이 안 좋을 게 뻔하니까요.

아빠한테 물어보면 바빴다고 하실 것 같아요.
실제로 바쁘셨을 수도 있겠죠.

근데 저는 왜 자꾸 누구 전화는 받고 내 전화는 안 받았는지만 따지게 될까요. 먼저 연락을 안 하면 아빠가 저를 찾으실까, 그런 생각도 해요.

이걸 서운하다고 말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말하고 나서 억지로 전화해주시는 것도 싫을 것 같고요.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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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969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아빠의 안부가 걱정되어 다정한 마음으로 건네었던 세 번의 연락이 닿지 않았던 기억, 그리고 다른 형제와는 자연스럽게 소통하시는 모습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홀로 통화 기록을 쓸쓸히 내려보셨을 그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시리고 아픕니다. 서운한 마음을 넘어 스스로가 처량하게 느껴졌을 그 깊은 외로움과 상처에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이것은 결코 사연자님이 소심하거나 예민해서 생기는 부질없는 서운함이 아닙니다.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소중한 존재로 인정받고 싶은 지극히 당연하고 다정한 욕구이며, 그 마음이 화답을 받지 못해 피어난 자연스러운 마음의 상처입니다.
    
    서운함과 자책감으로 가득 찬 마음의 짐을 가볍게 다스리고, 아빠와의 관계를 나만의 속도로 다루어 나가기 위한 실천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첫째, 나의 서운함을 정당한 감정으로 인정해 주기
    
    "이런 일로 서운해해도 되나" 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자책하거나 부정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부모의 관심과 다정한 반응을 바라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마음이므로, 내 안의 서운함과 쓸쓸함을 그대로 인정하고 토닥여주는 태도가 우선 필요합니다.
    
    둘째, '나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패턴' 문제일 수 있음을 떠올리기
    
    부모님 세대는 자녀과의 대화 방식이나 관계의 소통에 유독 서툴고 편안함을 느끼는 상대에게만 습관적으로 연락하는 편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사연자님을 향한 애정의 부족이나 거절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아빠라는 사람의 소통 방식이 다소 경직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억지로 연락을 이어가려 애쓰지 말고 나만의 '거리감' 허용하기
    
    안 받으실까 봐 불안해하면서까지 억지로 전화 버튼을 누르실 필요는 없습니다.
    
    내 마음이 상처받지 않을 정도의 편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나 자신의 평온을 최우선으로 두고 당분간 마음의 템포를 조금 늦춰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넷째,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고 싶다면 '비난'이 아닌 '걱정과 안부의 한 문장'으로 남기기
    
    억지로 통화를 시도하거나 서운함을 다그치기보다, 문자나 메시지로 담백하고 가볍게 마음을 표현해 보세요.
    
    "아빠, 요즘 허리는 좀 어떠신지 걱정돼서 연락드렸어요. 바쁘신 것 같아 문자로 남겨요. 식사 잘 챙겨 드세요"처럼 기대감을 낮춘 다정한 한 문장을 남기는 것이 마음의 부담을 대폭 줄여줍니다.
    
    부모의 반응에 나의 가치를 묶어두지 마시고, 소중한 안부를 챙길 줄 아는 사연자님의 그 선하고 다정한 마음 자체를 스스로 귀하게 여겨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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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820채택률 3%
    아버지께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전화를 받지 않으셔서가 아니라, 다른 형제들과는 자주 통화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만 조금 덜 중요한 사람인가 하는 마음이 들었을 것 같아요. 아버지의 건강이 걱정돼서 전화했던 것인데, 돌아오지 않는 연락에 마음이 상하셨으니 더 씁쓸하셨겠지요.
    서운함을 느낀다고 해서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마음이 좁은 것도 아닙니다. 바쁘셨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나를 먼저 찾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은 별개니까요.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도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얻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습니다.
    억지로 괜찮은 척하거나 먼저 연락을 끊으며 아버지의 마음을 확인하려 애쓰지 않으셔도 돼요.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을 때 “아빠, 내가 전화했을 때 연락이 안 되면 조금 서운해. 그냥 아빠 안부가 궁금해서 전화한 거야”라고 조심스럽게 전해보세요. 상대를 탓하기보다 내 마음을 들려주는 거예요.
    아버지의 반응이 어떻든, 연락을 기다리는 당신의 마음이 가볍거나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당신도 아버지에게 먼저 생각나고, 반가운 목소리로 맞이받고 싶은 자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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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168채택률 5%
    작성자님, 아빠의 전화를 몇 번이나 걸었는지 통화기록을 내려다보셨다는 대목에서 마음이 참 먹먹해집니다. 
    
    허리가 아프시다는 말이 생각나 안부를 물으려고 전화하셨을 뿐인데, 다른 형제들과는 자주 통화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셨으니 서운함이 더 크셨을 것 같아요.
    
    사실 작성자님이 서운한 건 단순히 전화 한 통을 받지 않으셨기 때문만은 아닐 거예요. 다른 형제들과는 자연스럽게 나누는 이야기를 나와는 나누지 않는다는 사실,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아빠는 나를 찾지 않으실까 하는 마음이 더 아프셨겠지요. 
    
    부모님에게는 자식 모두가 똑같이 소중하다고 믿고 싶지만, 연락하는 모습에서 차이를 느끼면 나도 모르게 사랑받는 정도까지 비교하게 되기도 하니까요.
    
    서운하다고 느끼셔도 괜찮아요. 아빠가 실제로 바쁘셨을 수도 있고, 특별한 의도가 없으셨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작성자님이 느낀 외로움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마음을 표현한다고 해서 억지로 전화받는 관계가 될까 봐 걱정되는 마음도 이해됩니다. 그저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아빠도 나를 궁금해하고, 가끔은 먼저 찾아주셨으면 하는 거잖아요.
    
    당장 서운함을 말씀하시거나 일부러 연락을 끊어보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마음이 조금 편해질 때까지 연락하는 횟수를 줄여보셔도 괜찮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아빠, 내가 전화했을 때 안 받으시면 조금 서운해. 그냥 아빠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해서 전화하는 거야” 하고 조심스럽게 마음을 전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작성자님, 아빠를 향한 마음이 크니까 서운함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 같아요. 아무런 기대가 없다면 통화기록을 들여다보며 마음 아파할 이유도 없었겠지요. 그 마음을 초라하다고 여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부모님에게 먼저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나이가 들어도 자연스러운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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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216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아버지의 연락을 기다리며 통화기록까지 확인하셨다는 부분에서, 글쓴님의 서운함이 얼마나 깊은지 느껴집니다. 단순히 전화를 받지 않으신 것이 아니라, 다른 형제와는 자연스럽게 연락을 주고받으시는 모습을 보며 나만 덜 중요하게 여겨지는 건 아닌지 마음이 아프셨을 것 같아요.
    
    심리학에서는 중요한 사람에게 느끼는 서운함은 연락의 횟수보다 관계 안에서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확인받고 싶은 마음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아버지를 탓하고 싶은 게 아니라, 나도 아버지에게 먼저 떠오르는 자녀이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요.
    
    서운함을 무조건 참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억지로 전화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면, “아빠, 허리 아프시다고 하셔서 걱정돼서 전화했는데 연결이 안 되니 서운하기도 했어. 가끔 아빠가 먼저 연락해 주시면 참 좋겠어”라고 마음을 전해 보세요. 당장 달라지지 않더라도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연락 횟수로 자신의 소중함까지 판단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가 먼저 찾아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과, 그 연락을 기다리느라 내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자신을 돌보는 일은 함께할 수 있습니다. 글쓴님의 서운함이 조금이나마 풀리고,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도 마음 편히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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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3,509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가족 관계에서 기대했던 애정과 반응을 받지 못할 때 느끼는 서운함은 자연스러운 심리적 반응이에요.
    소외감이나 자존감 상실을 느끼는 것은 애착 관계의 균열에서 오는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이에요.
    형제 간 차별적 소통을 목격하면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인식하게 되지요.
    이런 상황에서는 서운한 감정을 무조건 억누르거나 자책하지 않는 과정이 필요해요.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만으로도 상처받은 마음을 보호할 수 있어요.
    아버지가 모든 자녀와 똑같은 방식으로 소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도 도움이 돼요.
    작성자님의 잘못으로 생긴 일이 아니니 스스로를 자책하며 마음을 괴롭히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아버지에게 맞추려 애쓰기보다 작성자님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돌보는 데 집중할 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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