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감정조절관계·소통

오랜 친구가 자꾸 제 말을 끊어서 기분이 상하네요

얼마 전에 오래 알고 지낸 친구랑 차를 마시는데 제가 무슨 이야기를 꺼내기만 하면 중간에 말을 끊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데 제가 이야기를 끝내기도 전에 자기 경험을 늘어놓고, 또 다른 이야기를 꺼내니까 나중에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도 잊어버렸네요.

 

이 친구가 원래 말이 좀 많은 편이긴 해요. 예전부터 만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잘하고 분위기도 재미있게 만드는 사람이었거든요. 저도 그런 성격이 싫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말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 제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제가 집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 자기도 그런 적 있다면서 바로 자기 이야기로 넘어가요. 어디가 좀 불편하다고 하면 자기 아는 사람은 더 심하다면서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고요. 처음에는 서로 비슷한 경험을 나누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매번 그러니까 제 이야기는 늘 중간에서 끝나는 것 같더라고요.

 

한번은 제가 아직 이야기 안 끝났다고 웃으면서 말한 적도 있어요. 그랬더니 친구가 알았다면서 잠깐 듣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말을 끊었어요. 그때는 조금 짜증이 났지만 괜히 분위기 어색해질까 봐 더 이야기하지 않았네요.

 

사실 친구를 만나면 꼭 대단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잖아요. 집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도 이야기하고, 속상했던 일도 털어놓고, 서로 들어주면서 웃기도 하는 게 친구 만나는 재미인데 요즘은 제가 듣는 역할만 하는 것 같아요.

 

더 답답한 건 친구가 자기 이야기를 할 때는 제가 끝까지 들어준다는 거예요. 남편하고 있었던 일이나 자식들 걱정을 이야기하면 중간에 끼어들지 않고 들어주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말을 시작하면 금방 자기 이야기로 돌아가니 가끔은 왜 나만 들어줘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

 

며칠 전에는 친구가 한참 자기 이야기를 하다가 저한테는 별일 없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좀 신경 쓰이는 일이 있다고 말을 꺼냈는데 몇 마디 하지도 못했어요. 친구가 갑자기 생각났다면서 다른 사람 이야기를 시작했거든요. 그 순간에는 더 말하고 싶은 마음이 싹 없어졌네요.

 

그날 집에 돌아오면서 생각해보니 제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나는 게 별로 없었어요. 친구 이야기는 이것저것 다 기억나는데 정작 저는 제 속에 있던 말을 제대로 꺼내지도 못했더라고요. 오랜만에 만나고 왔는데 속이 시원하기는커녕 괜히 답답했어요.

 

그렇다고 친구가 저를 일부러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아요. 오래된 사이고 그동안 서로 의지했던 일도 많으니까요. 원래 성격이 급해서 남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는 걸 수도 있겠죠. 그런데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는 조금 기다려주는 게 예의 아닌가 싶어요.

 

요즘은 이 친구를 만나면 저도 모르게 말을 아끼게 됩니다. 어차피 끝까지 듣지 않을 것 같으니 굳이 제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친구는 계속 이야기하고 저는 맞장구만 치다가 헤어져요. 이게 친구 사이가 맞나 싶을 때도 있네요.

 

한편으로는 제가 너무 작은 일에 서운해하는 건가 싶기도 해요. 친구 사이에 말 좀 끊을 수도 있는 건데 나이가 들면서 제가 예민해진 건 아닌가 싶어서요. 하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그러니 이제는 그냥 넘기기가 어렵네요.

 

오래 알고 지낸 친구라 더 조심스러워요. 새로 알게 된 사람이라면 적당히 거리를 두면 되겠지만 이 친구는 좋은 기억도 많고 앞으로도 편하게 지내고 싶거든요. 그렇다고 계속 참기만 하면 저 혼자 마음이 상할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음에 또 제 말을 끊으면 이번에는 조금 진지하게 끝까지 들어달라고 이야기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그런데 괜히 친구가 기분 나빠하거나 제가 까다로운 사람처럼 보일까 봐 망설여지네요. 친구 사이에 이런 말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요.

 

다른 분들도 만나기만 하면 자기 이야기만 하고 남의 말을 자꾸 끊는 친구 있으신가요? 오래된 친구라 대놓고 말하기도 어려운데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해요. 그냥 성격이려니 하고 넘기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서운한 마음을 한번 이야기하는 게 좋을까요?

댓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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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BEST
    답변수 4,820채택률 3%
    오랜 시간 마음을 나누며 의지해 온 친구였기에, 내 이야기는 흘려듣고 듣는 역할만 반복되는 상황에서 느끼셨을 씁쓸함과 답답함이 얼마나 크셨을지 깊이 공감합니다. 절대로 예민해서가 아니며, 대화의 균형이 깨졌을 때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당연하고 정당한 서운함입니다.
    ​이런 친구들은 악의가 있다기보다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고 싶어서 자기 경험을 바로 떠올리는 습관(대화형 자애심)’이나 성급한 성향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된 관계를 지키면서도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다음 만남에서 우회적이고 명확한 신호를 주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말을 끊으려 할 때 웃으며 손을 살짝 들어 "잠깐만, 이 얘기까지만 마저 하고 네 이야기 들을게!"라고 가볍게 끊어주세요.
    ​"오늘 나 진짜 답답한 일 있었는데, 5분만 내 얘기 끝까지 좀 들어줄래?" 하고 미리 청취를 부탁하는 방법도 효과적입니다.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만큼 무작정 참아서 마음의 골이 깊어지기보다는, 부드럽지만 솔직하게 표현해 대화의 물꼬를 다듬어 가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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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BEST
    답변수 2,216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오래된 친구라 더 서운하셨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말을 몇 번 끊겼다는 것보다, 내 이야기도 친구의 이야기처럼 존중받고 싶었는데 만남이 끝날 때마다 내 마음은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는 허전함이 크셨을 것 같아요.
    
    대화에서 자신의 경험을 상대의 이야기와 연결해 말하는 것은 친밀감을 표현하는 방식일 수 있습니다. 친구분도 공감의 뜻으로 자기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일 수 있지만,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대화의 균형이 무너집니다. 친밀한 관계일수록 내 이야기도 귀 기울여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욕구이며, 이를 표현하는 것은 예민함이 아니라 건강한 관계를 위한 소통입니다.
    
    다음에 또 말을 끊는다면 분위기를 맞추려고 웃어넘기기보다 “내 이야기도 아직 안 끝났어. 이것까지만 듣고 네 이야기 해줘”라고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말해 보세요. 따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네 이야기를 듣는 게 좋은데, 내 이야기도 조금 더 들어주면 좋겠어”라고 전하셔도 좋겠습니다. 비난하기보다 내가 느끼는 서운함과 바라는 점을 전달하는 것이 관계를 지키면서도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입니다.
    
    오래된 우정은 무조건 참아야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는 것만큼, 한쪽이 불편함을 느낄 때 조율해 가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친구의 반응을 지켜보세요. 처음에는 어색해하더라도 조금씩 고치려 노력한다면 관계는 더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야기해도 계속 무시된다면 만남의 빈도나 대화의 깊이를 조절하며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셔도 괜찮습니다.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내 마음도 소중히 대접받고 싶은 마음은 함께 가도 됩니다. 오랜 우정이 한 사람만 듣고 다른 한 사람만 말하는 관계가 아니라,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관계로 이어지기를 응원합니다.
    
  • 익명1
    오래된 친구분이라 서운한 마음을 꺼내기가 더 조심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이야기방 글을 읽는 내내 제가 다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친구를 만나서 소소한 일상도 나누고 위로도 받고 싶으셨을 텐데, 매번 듣는 역할만 하고 돌아오실 때의 허탈함이 얼마나 크셨을까요. 작성자님이 예민한 게 절대 아니에요. 
    
    아무리 친해도 대화는 주고받는 소통이어야지, 한쪽만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건 건강한 관계가 아닙니다. 그동안 관계를 깨뜨리지 않으려고 참아오신 배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좋은 친구이십니다.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익명3
    작성자
    단호하게 말씀해 주시니 제 마음을 한 번 더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되네요. 매번 듣는 역할만 하느라 스트레스가 쌓였던 건 사실이에요. 다만 오랜 시간 쌓아온 좋은 기억도 많은 친구라 당장 멀어지기보다는, 제 마음을 조금 표현해 보고 나서도 변하지 않는다면 그때 가서 진지하게 거리 두기를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진심 어린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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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934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 오래 알고 지낸 친구를 만났는데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중간에 끊기고, 오랜만에 속내를 꺼내려는 순간에도 다른 사람 이야기로 넘어가 버리니 집에 오는 길이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친구가 이야기할 때는 끝까지 들어 주는 쪽이었으니 더 그러셨을 거예요. 이건 나이 들어 예민해져서가 아니에요. 한두 번이면 넘길 수 있지만 만날 때마다 반복되면 서운함이 쌓이는 건 자연스러워요.
    
    먼저 친구의 모습은 이렇게 볼 수 있어요. 말이 많고 분위기를 이끄는 사람 중에는 상대 이야기를 듣다가 비슷한 경험이 떠오르면 공감의 표현으로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가 많아요. 본인은 나눈다고 생각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가로챈다는 느낌은 모를 수 있어요. 악의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내가 말을 못 하는 상황이 괜찮아지는 건 아니에요. 지금까지 웃으면서 아직 안 끝났다고 한 번 말씀하신 것은 친구에게 가벼운 농담처럼 들려서 잠깐 듣다 다시 돌아갔을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질문하신 두 길 중에서는 서운한 마음을 한 번 이야기하는 쪽을 권해요. 성격이려니 하고 넘기면 말을 아끼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이 친구와의 만남이 듣는 역할만 하는 자리로 굳어져요. 이야기는 말이 끊긴 직후가 아니라 편한 때에, 친구를 탓하지 않고 내 마음과 바람만 담아 꺼내시면 돼요. 이렇게 말해 볼 수 있어요.
    
    "너랑 얘기하는 거 재밌고 좋아. 그런데 요즘 내가 이야기를 꺼내면 중간에 다른 얘기로 넘어가서, 하고 싶던 말을 못 하고 오는 날이 많았어. 다음엔 내 얘기 끝날 때까지만 들어 주면 좋겠어. 너 얘기도 끝까지 들을게."
    
    마지막 문장처럼 서로 주고받는 형태로 제안하면 까다롭다는 인상이 줄어요. 친구가 알았다고 하고도 금방 잊을 수 있으니, 그때는 화내지 말고 웃으며 "잠깐만, 내 얘기 마저 할게" 하고 가볍게 되돌려 주세요. 처음 한두 번은 습관이 남아 있어도 몇 번 반복하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 자리에서 쓸 방법도 몇 가지 있어요. 이야기를 시작할 때 "나 이 얘기 좀 길게 해도 돼?" 하고 먼저 발언권을 청하거나, 핵심을 첫 문장에 담아 끊기기 전에 전달하는 방식이 도움이 돼요. 정말 꼭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말이 많은 친구와 단둘이 있는 조용한 곳에서, 시간을 넉넉히 잡고 꺼내는 편이 좋고요. 그래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이 친구와는 가벼운 수다와 즐거운 시간을 나누는 사이로 두고, 속 깊은 이야기는 잘 들어 주는 다른 사람에게 나누셔도 괜찮아요. 이건 관계를 끊는 게 아니라 이 친구와 나눌 이야기의 범위를 정하는 일이에요.
    
    이번 주에는 편한 때에 "내 얘기 끝날 때까지만 들어 주면 좋겠어, 너 얘기도 끝까지 들을게" 이 한 문장을 친구에게 전해 보세요.
  • 프로필 이미지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3,509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오래된 친구분과의 관계 속에서 마음 고생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서로를 잘 알고 편안한 사이일수록 그 안에서 생기는 아주 작은 불균형이 더 커다란 상처로 돌아오곤 하지요.
    ​작성자님은 친구분의 이야기와 고민을 묵묵히 다 들어주며 깊이 공감해 주셨는데, 정작 본인의 소소한 일상이나 속상한 마음은 한 자락도 제대로 꺼내지 못하셨으니 참 헛헛하고 쓸쓸하셨을 마음이 눈에 선합니다.
    ​심리사회학적으로 관찰해 보면, 상대방의 말을 자꾸 끊고 자기 경험으로 가져가는 행동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돼요.
    ​첫 번째는 작성자님 말씀대로 성격이 다소 급하고 대화의 주도권을 쥐어야 안도감을 느끼는 유형이기 때문입니다.
    ​악의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자기가 떠오른 경험이나 생각이 너무 커서 상대의 말을 기다리는 조율 능력이 조금 부족한 것이지요.
    ​두 번째는 상대방과 가까워지고 싶어서 자기 경험을 덧붙이는 일종의 부적절한 소통 방식일 수도 있어요.
    ​"나도 너와 비슷한 경험이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다가 그만 주객이 전과되어 버리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소통이라는 것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흘러가야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어요.
    ​상대방이 계속해서 말을 끊으면 받는 입장에서는 '내 이야기는 가치가 없나', '이 사람은 나라는 존재 자체에는 관심이 없나' 하는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 작성자님께서 점점 말을 아끼게 되고 맞장구만 치는 수동적인 역할로 빠져드는 것도 바로 그런 마음의 상처를 줄이기 위한 자연스러운 방어기제예요.
    ​절대 작성자님께서 예민하거나 좁은 마음을 가져서 서운해하시는 게 아니에요.
    ​누구나 관계에서 최소한의 존중과 듣는 태도를 기대하는 것은 아주 당연하고 건강한 욕구입니다.
    ​계속해서 참기만 한다면 결국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게 되고, 친구분을 만나는 시간 자체가 즐거움이 아니라 하나의 노동처럼 느껴지게 될 거예요.
    ​오랜 인연을 소중히 지키고 싶으시다면, 불쾌한 감정을 쌓아두기보다 지혜롭게 마음을 전달해 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다음에 대화할 때 친구분이 또 말을 끊으려고 하면, 화를 내기보다는 밝고 부드러운 어조로 상기시켜 주는 방법이 있어요.
    ​"아, 네 이야기도 정말 궁금한데, 내가 아까 하던 이야기 딱 1분만 마저 끝내고 들을게!" 하고 가볍게 제지해 보세요.
    ​아니면 차를 마시는 조용한 순간에 "요즘 내가 너한테 내 이야기를 끝까지 다 못 한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어. 오늘은 내 이야기를 조금만 더 들어주면 안 될까?" 하고 진솔하게 요청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진정한 친구라면 작성자님의 이런 진심 어린 요청을 듣고 스스로의 소통 방식을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작성자님의 마음이 온전히 존중받는 평등하고 따뜻한 대화를 다시 나누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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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969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오래 알고 지낸 친구와의 만남에서 내 이야기를 끝까지 털어놓지 못하고, 매번 상대의 이야기만 들어주다가 돌아오는 길에 씁쓸함과 답답함을 느끼셨을 마음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 자리가 즐거운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들어주기'로 변해버릴 때 느끼는 외로움과 피로감은 결코 사연자님이 예민해서가 아니라, 관계의 균형이 깨졌을 때 찾아오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마음의 신호입니다.
    
    이것은 친구가 사연자님을 무시하거나 미워해서가 아니라,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자기 경험을 끊임없이 재구성해야 안도감을 느끼는 친구 특유의 서툰 소통 습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오래된 우정을 지키면서 내 마음의 답답함을 지혜롭게 다스리고 솔직하게 전하기 위한 4가지 실천 기준을 정리해 드립니다.
    
    첫째, 내 서운함을 '까다로움'이 아닌 '당연한 소통의 권리'로 인정하기
    
    친구 사이에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들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고 건강한 기대입니다.
    
    "내가 나이가 들어 예민해진 건가" 하고 스스로를 자책하지 마시고, 내 속마음과 일상을 공유받고 싶어 하는 내 안의 다정한 욕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대화가 잘릴 때 비난 없이 가볍고 단정한 '멈춤 신호' 건네기
    
    친구가 중간에 말을 끊고 자기 이야기로 넘어갈 때, 진지하게 화를 내기보다 그 순간 가볍고 부드럽게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와 보세요.
    
    "아, 진짜? 그 이야기 조금만 있다가 더 들려줘! 내가 아까 하던 얘기 딱 1분만 마저 끝내고 들을게" 하고 유쾌하면서도 단정하게 내 대화를 이어나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셋째, 사전이나 만남 초반에 '오늘 내가 꼭 하고 싶은 이야기' 가볍게 선언하기
    
    대화가 시작되기 전이나 만남 초반에 "오늘 당신한테 나 최근에 있었던 소소한 일 하나 꼭 털어놓고 싶었어" 하고 미끼를 던져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상대방에게 '오늘은 이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리'라는 인식을 은연중에 심어주어, 대화의 흐름이 끊기는 것을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넷째, 말을 끊는 습관을 지적하기보다 '내 느껴진 마음'을 담백하게 전하기
    
    "너는 왜 늘 내 말을 끊어?"라는 비난 대신, "우리가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는데, 요즘은 내가 이야기할 때 끝까지 안 들려지는 것 같아 조금 속상하고 아쉬웠어" 하고 나의 감정을 중심으로 솔직하게 전해보세요.
    
    좋은 인품을 가진 친구라면 사연자님의 진심 어린 마음을 듣고 스스로의 소통 방식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사연자님이 건네온 그동안의 깊은 경청과 다정한 배려만큼, 이제는 내 속마음도 편안하게 보살핌받는 따뜻한 소통의 균형을 찾아가시기를 바랍니다.
  • 익명2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참 남 일 같지가 않네요. 원래 성격이 급하거나 말이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남의 말을 끊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다음에 만났을 때는 "나 아까 하던 얘기 마저 끝내고 들어줄게!" 하고 웃으면서 단호하게 대화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와 보시는 걸 추천해 드려요. 
    
    그래도 계속 끊는다면 "내가 얘기할 때 자꾸 끊기니까 서운하고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아지네"라고 진지하게 마음을 전해보는 것도 우정을 오래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오랜 인연인 만큼 작성자님의 소중한 마음도 존중받는 편안한 관계가 되기를 응원할게요.
    삭제된 댓글입니다.
    익명3
    작성자
    공감해 주시고 현실적인 조언까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익명2 님 
    
    자기가 말을 끊고 있다는 걸 인지조차 못 할 수 있다는 말씀에 깊이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매번 분위기가 어색해질까 봐 웃으며 넘겼는데, 다음에는 알려주신 대로 "나 아까 하던 얘기 마저 끝내고 들어줄게!" 하고 웃으면서 단호하게 대화 주도권을 가져와 봐야겠어요. 따뜻한 응원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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