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모아놓고 쓸 줄 모르는 이상한 마음

오늘 아침에 남편 출근시키고 식탁에 혼자 앉아 모닝커피 한잔 마시면서 습관처럼 핸드폰 쇼핑 앱을 켰어요. 

 

날씨가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지니까 당장 식구들 입고 덮을 것부터 걱정되더라고요. 그래서 남편 출퇴근할 때 입을 가벼운 바람막이 겉옷 하나 고르고, 애들 주말에 집에 오면 구워 먹일 한우 구이용 고기랑 제철 과일도 장바구니에 듬뿍 담았거든요?

 

솔직히 식구들 입에 들어가는 거나 가족들이 쓸 물건 살 때는 가격표를 그렇게 꼼꼼하게 따지지 않는 편이에요. 그냥 '우리 남편 요새 피곤한데 좋은 거 입혀야지', '우리 애들 오랜만에 오는데 맛있는 거 든든하게 먹여야지' 하는 마음에 몇만 원, 많게는 십몇만 원짜리도 크게 고민 안 하고 턱턱 결제 버튼을 누르거든요? 

 

마트 가서도 고기는 무조건 등급 좋고 신선한 걸로 집어 들고, 과일도 상처 하나 없이 예쁘고 굵은 걸로만 골라 담아요. 심지어 수건이나 냄비 같은 집안 살림살이를 바꿀 때도 식구들 쓰기 편하라고 무조건 돈 좀 더 주고 질 좋은 걸로 사게 되잖아요.

근데 진짜 웃기고 씁쓸한 게 뭔지 아세요? 

 

그렇게 가족들 관련된 건 망설임 하나 없이 시원시원하게 잘도 사면서, 막상 쇼핑몰 스크롤 내리다가 제 눈에 쏙 들어온 가을 니트 하나 사는 건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어요. 백화점 비싼 브랜드도 아니고 그냥 인터넷에서 파는 3, 4만 원짜리 평범한 옷인데도, 그걸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당장 결제를 못 해요. 

 

오늘 아침에도 그걸 살까 말까 고민하면서 결제창까지 갔다가 뒤로 가기를 수십 번은 누른 것 같아요.

머릿속에서는 자꾸 쓸데없는 변명들이 튀어나와요.
'아유, 내가 이거 새 옷 입고 딱히 갈 데도 없는데 뭐.'
'작년에 입던 가을옷 아직 멀쩡하던데 그냥 그거 꺼내 입자.'
'집에만 있는데 화장품은 무슨... 쓰다 남은 거 몽당연필 될 때까지 파서 쓰면 되지.'

 

결국 이번에도 장바구니에서 제 옷만 쏙 빼고 가족들 물건만 쿨하게 결제해 버렸어요. 스킨 로션도 똑떨어져서 내 피부에 맞는 좋은 거 하나 사야지 며칠을 다짐해 놓고, 막상 화장품 가게 들어가면 결국 제일 싼 거나 원 플러스 원 행사하는 거 집어오게 되고요. 내 남편, 내 자식한테는 절대 그런 싼 기획 상품 안 사주면서 말이에요.

 

가만히 앉아서 생각해보면 저 스스로가 참 답답하고 바보 같아요. 젊었을 때 그렇게 먹고 싶은 거 안 먹고 아등바등 돈 모았던 게, 나중에 우리 식구들 쪼들리지 않고 다 같이 편하게 살려고 그랬던 거잖아요? 그리고 저도 나이 들면 좀 여유롭게 사고 싶은 것도 사고 누리면서 살고 싶어서 악착같이 저축했던 거고요. 

 

다행히 이제는 빚도 없고 우리 부부 나름 먹고살 만큼 통장에 돈도 모아놨는데, 정작 그 돈을 저를 위해 쓰는 방법은 완전히 까먹어버린 것 같아요. 어차피 쓰려고 모은 돈인데, 당장 통장에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제 몸에 두르는 거, 제 얼굴에 바르는 거에 돈 쓰는 건 왜 이렇게 아깝고 죄짓는 기분이 드는지 도무지 모를 일이에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가족들이 저한테 돈 쓰지 말라고 눈치 준 적도 없어요. 

 

오히려 애들은 제발 엄마 사고 싶은 거 마음껏 좀 사라고 핀잔을 주거든요. 근데 그냥 오랫동안 '누구 엄마', '누구 아내'로 살면서 나 자신을 1순위에 둬본 적이 없어서 이 모양인가 봐요. 나한테 돈을 쓰고 나를 대접하는 방법을 완전히 잊어버린 것 같아 가끔은 아주 씁쓸하고 헛헛해져요. 나이 들수록 싼 티 안 나게 나를 더 아끼고 예쁘게 가꿔야 한다는데, 머리로는 수백 번 이해하면서도 막상 결제 버튼 앞에서는 그게 참 안 됩니다.

이곳에 계신 다른 어머님들도 저랑 비슷하신가요? 식구들 장바구니는 미어터지게 꽉꽉 채우면서, 내 물건 하나 담긴 장바구니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수십 번을 망설이는 그 요상하고 짠한 마음 말이에요.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아까 장바구니에 담아뒀다 뺐던 그 가을 니트, 두 눈 딱 감고 결제해 버려야겠어요. 남편이랑 애들한테 쓰는 돈의 반의반이라도 저한테 선물하고 챙겨주면서 살아야 나중에 제 인생이 덜 억울할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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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840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가족에게는 좋은 것을 사주면서 정작 내 물건 앞에서는 몇만 원도 아깝게 느껴지는 마음, 오랫동안 가족을 우선하며 살아온 분들에게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없어서 못 쓰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나를 위해 쓰는 돈은 꼭 필요한 지출이 아니다’라는 기준이 오랜 시간 몸에 밴 것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특히 글쓴이님은 가족에게 돈을 쓸 때는 이유가 분명합니다. 남편이 피곤하니까, 아이들이 오랜만에 오니까,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물건이니까요. 반면 자신의 니트를 살 때는 ‘꼭 필요한가?’, ‘있는 옷으로 안 되나?’라는 검열이 시작됩니다. 똑같은 기준을 가족에게 적용했다면 가족의 옷이나 음식도 훨씬 적게 샀을 텐데, 유독 자신에게만 ‘필요성’을 증명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이제부터 나를 위해 팍팍 쓰세요”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랫동안 아끼는 것이 익숙했던 사람이 갑자기 소비를 늘리면 오히려 죄책감이 커질 수도 있으니까요. 대신 생활비와 저축에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매달 일정 금액을 처음부터 ‘내가 나를 위해 쓰는 돈’으로 따로 정해두는 방법이 좋습니다. 그 돈은 남으면 가족을 위해 쓰는 돈이 아니라 옷을 사든, 화장품을 사든, 혼자 맛있는 것을 먹든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돈으로요.
    그리고 물건을 살 때 기준을 한번 뒤집어보세요. ‘이게 정말 꼭 필요한가?’만 묻지 말고 **‘이 정도의 즐거움을 가족에게 사주는 것이었다면 나는 이렇게까지 망설였을까?’**라고 물어보는 겁니다. 남편에게 4만 원짜리 옷을 사주는 것은 전혀 아깝지 않은데 내 옷만 사치처럼 느껴진다면,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허용하는 기준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족을 챙기는 것도 사랑이지만 자신을 챙기는 것이 가족을 덜 사랑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히 자녀들도 성장했고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안정되었다면, 이제는 오랫동안 가족에게 향했던 관심과 자원의 일부를 자신의 삶으로 돌려도 됩니다. 그것은 이기적인 변화라기보다 삶의 단계가 달라지면서 돌봄의 범위를 나 자신에게까지 넓히는 것에 가깝습니다.
    다만 ‘나를 위해 돈을 써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비싼 옷이나 화장품을 사야 자기관리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중요한 것은 가격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가족의 필요보다 항상 자동으로 뒤로 미루지는 않는 것입니다. 때로는 돈을 쓰는 것이 될 수도 있고, 혼자 쉬는 시간이나 배우고 싶었던 것을 시작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그 니트를 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두 눈 딱 감고 죄짓듯 결제하기보다 **‘우리 가족에게 좋은 것을 허락해왔듯 나에게도 이 정도는 허락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처음에는 3~4만 원에도 마음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 불편함이 있다고 해서 잘못된 소비를 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앞으로는 ‘가족을 챙긴 뒤 남는 것으로 나를 챙기는 삶’에서 조금씩 벗어나셨으면 합니다. 글쓴이님도 그 가족의 한 사람입니다. 장바구니에 가족 네 사람의 물건이 들어 있다면, 이제는 내 몫 하나가 함께 들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 익명3
    아침마다 남편이랑 아이들 챙길 생각에 좋은 것만 장바구니에 가득 담으시면서 막상 내 옷 하나 결제창 앞에서는 수십 번 망설이셨을 모습이 너무 선하게 그려져 마음이 참 짠합니다. 가족들 입고 먹는 데는 몇십만 원도 턱턱 내어주시면서 3~4만 원짜리 내 옷 앞에서는 스스로 갖가지 이유를 대며 물러서는 그 마음이 얼마나 오랫동안 쌓여온 익숙함인지 너무나 잘 느껴집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오랫동안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나 자신을 항상 뒷전으로 밀어두는 게 몸에 배어버린 탓이겠지요. 내 입에 들어가는 것, 내 몸에 걸치는 것보다 가족의 행복이 먼저였던 그 세월이 참 귀하고 위대하면서도, 정작 나를 대접하는 법을 잊어버려 느꼈을 씁쓸함에 깊이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미안함과 어색함을 조금 내려놓으셔도 괜찮습니다. 오늘 결제하기로 마음먹으신 가을 니트는 단순한 옷 한 벌이 아니라, 그동안 가족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나 자신에게 주는 작은 칭찬이자 훈장 같은 선물입니다.
    
    그 니트 꼭 두 눈 딱 감고 결제하셔서 예쁘게 입고 나들이도 다녀오세요. 내 몸과 마음을 먼저 아끼고 챙길 때 나오는 온화하고 행복한 에너지가 결국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장바구니 첫 줄에 늘 본인의 이름을 가장 먼저 올려놓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익명2
    가족들을 향한 깊은 사랑과 헌신으로 평생을 살아오신 작성자님의 마음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남편과 자녀를 위해서는 아낌없이 지갑을 열면서도, 정작 자신을 위한 작은 니트 하나 앞에서는 결제를 망설이는 그 애틋하고 짠한 마음에 대한민국 수많은 어머니들이 깊이 공감할 것입니다.
    
    가족에게 좋은 것을 사줄 때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했듯, 작성자님 자신도 좋은 것을 누릴 자격이 조건 없이 충분함을 받아들이세요.
    
    오늘만큼은 뒤로 가기를 누르지 마시고, 그동안 성실하게 삶을 일구어 온 나에게 정당한 보상과 훈장을 건넨다는 마음으로 기분 좋게 결제 버튼을 누르셨으면 좋겠습니다. 새로 도착한 니트를 입고 거울 속 자신에게 "정말 고생 많았다"고 다정하게 속삭여 주는 따뜻한 하루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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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753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가족을 향해 베풀어온 깊은 사랑과 헌신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마음이 참 뭉클해져요.
    ​그동안 내 자신보다 식구들을 먼저 챙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으로 굳어져서 나를 위한 소비에는 유독 인색해지셨나 봐요.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가정을 단단하게 지켜내신 작성자님의 그 노고는 그 누구보다 값지고 존중받아 마땅해요.
    ​이제는 가족을 위한 장바구니뿐만 아니라 작성자님을 위한 자리도 따뜻하게 내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마음먹으신 대로 가을 니트를 꼭 품에 안으시고 스스로를 환하게 다독여주시는 하루가 되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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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054채택률 3%
    가족을 향한 깊은 사랑과 헌신이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는 글입니다. 오랫동안 가족의 행복을 최우선에 두고 살아오시다 보니, 정작 나 자신을 대접하는 법을 잠시 잊으신 것뿐이에요. 대한민국 많은 어머니들이 깊이 공감하고 함께 마음 울컥해할 이야기입니다.
    ​누구도 눈치 주지 않았는데도 나한테 쓰는 몇만 원에 죄책감이 드는 건 그만큼 오랜 시간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로 묵묵히 살아온 훈장 같은 마음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이제는 통장의 여유만큼 마음에도 여유를 허락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엄마가 스스로를 아끼고 빛낼 때 가족들도 가장 큰 행복과 안도감을 느낀답니다.
    ​오늘 아침 망설였던 그 가을 니트, 더 이상 고민하지 마시고 꼭 두 눈 딱 감고 결제해 보세요! 그 옷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그동안 애쓴 나에게 주는 가장 가치 있는 선물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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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596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가족들을 향한 따뜻한 사랑과 정성이 글 구석구석에서 진하게 묻어나는 한편, 글쓴님의 헛헛하고 짠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읽는 동안 마음이 참 먹먹해졌습니다.
    
    남편과 자식 좋은 것, 맛있는 것 해줄 때는 십수만 원도 망설임 없이 결제하면서, 막상 나를 위한 3~4만 원짜리 가을 니트 앞에서 수십 번 뒤로 가기를 누르셨다는 대목에서는 깊은 공감이 우러납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어쩜 내 마음을 이렇게 똑같이 적어 놨을까" 하고 고개를 끄덕이셨을 겁니다.
    
    1. 왜 나를 위해 쓰는 돈만 이렇게 아까울까요?
    ♧오랜 시간 체화된 '가족 중심'의 삶
    수십 년간 '아내'와 '엄마'로 살아가면서 우리 머릿속에는 가족의 편안함과 행복이 늘 1순위로 자리 잡았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 남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데 익숙해지다 보니, 나를 위해 지갑을 여는 행위 자체가 낯설고 어색해진 것입니다.
    
    ♧쓸모와 가치를 나에게만 엄격하게 매기는 습관
    가족이 입고 먹는 것은 '사랑과 건강'이라는 정당한 가치를 부여하지만, 나를 위한 옷이나 화장품에는 자꾸 "갈 데도 없는데", "멀쩡한 게 있는데" 하며 쓸모의 잣대를 들이대게 됩니다. 아끼는 게 몸에 밴 세월만큼, 나를 위해 쓰는 돈에는 무의식적으로 죄책감이 따라붙는 것이지요.
    
    ♧지갑을 열 자격이 충분한 분입니다
    젊은 날 고생하며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해 온 시간 덕분에, 지금은 비록 통장에 여유가 생겼을지 몰라도 그 돈을 모으기 위해 치렀던 '마음의 고생'은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 있는 법입니다. 내가 내 돈으로 내게 선물하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그동안 수고한 나를 향한 정당한 보상입니다.
    
    오늘만큼은 '나'를 위한 결제를 응원합니다
    글쓴이님께서 마지막에 다짐하신 것처럼, 오늘만큼은 두 눈 딱 감고 그 가을 니트를 꼭 결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남편과 자식에게 쓰는 돈의 반이라도 나를 위해 아낌없이 쓸 때, 비로소 내 삶의 주도권도 내게로 조금 더 찾아오는 법입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나를 귀하게 대접해 주어야 내 인생이 덜 억울하고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거울을 보며 새로 산 니트를 입고, "그동안 정말 애썼다, 예쁘다" 하고 스스로를 꼭 안아주세요. 글쓴님의 그 곱고 따뜻한 마음이 이제는 가족뿐만 아니라 본인 자신에게도 듬뿍 닿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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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아 코치
    코칭전문가
    답변수 382채택률 10%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안녕하세요. 김미아 코치입니다. 💌
    
    흐움,, 글쓴이님, 저는 일단 그 가을 니트는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
    
    사연을 보며 재미있는 차이가 하나 보였어요.
    
    남편분의 옷을 살 때는 “요즘 피곤한데 좋은 거 입혀야지.”
    자녀분들 음식을 살 때는 “오랜만에 오는데 좋은 거 먹여야지.”
    
    그런데 내 옷 앞에서는 갑자기 질문이 달라집니다.
    
    “꼭 필요한가?”
    “있는 걸로 안 되나?”
    “내가 이걸 입고 어디를 간다고?”
    
    가족에게 쓰는 돈에는 ‘사랑’이라는 이유가 있으면 충분한데, 나에게 쓰는 돈에는 자꾸 ‘필요성’을 증명해야 허락이 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한번 드리고 싶습니다.
    
    “글쓴이님은 왜 가족에게는 ‘좋은 것을 누릴 자격’을 조건 없이 주면서, 자신에게만 그 자격을 증명하라고 하고 있을까요?”
    
    그렇다고 갑자기 비싼 물건을 마구 사시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아주 작게 연습해보세요.
    
    앞으로 가족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을 때 글쓴이님의 것도 하나 같이 담아보는 겁니다.
    
    남편 바람막이를 샀다면 내 니트 하나.
    아이들에게 좋은 과일을 사왔다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도 하나.
    가족에게 좋은 화장품을 사줄 수 있다면 내 피부에 잘 맞는 화장품도 하나.
    
    그리고 결제하기 전에 이렇게 물어보세요.
    
    “이게 내 딸에게 필요한 물건이었다면, 나는 사지 말라고 했을까?”
    
    아마 지금 자신에게 적용하는 기준과는 조금 다른 대답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평생 가족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온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제 그 가족의 범위 안에 글쓴이님 자신도 한 명 넣어주셨으면 합니다.
    
    가족을 잘 먹이고 좋은 것을 입히고 싶었던 마음이 사랑이었다면, 이제 자신에게 좋은 것을 하나 사주는 마음도 꼭 사치라고 부를 필요는 없잖아요.
    
    그리고 저는 이 질문도 꼭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평생 가족에게 해주었던 만큼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나는 나를 어떻게 대접해주고 싶은가?”
    
    돈을 잘 쓰는 법을 새로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동안 가족에게 너무 잘해왔던 방식을 이제 조금씩 자신에게도 적용해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두 눈 딱 감지 마시고요. 😊
    
    두 눈 뜨고, 그 니트가 정말 마음에 드는지 한번 보세요. 마음에 든다면 기분 좋게 결제해보셔도 좋겠습니다.
    
    글쓴이님도 글쓴이님이 평생 정성껏 챙겨온 가족 중 한 사람이니까요.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쪽지 주세요.
  • 익명1
    가족들 먼저 챙기며 살아온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마음이 짠하네요. 가족들 좋은 것 사주는 건 하나도 안 아까우면서 정작 내 물건 하나 사는 건 왜 그렇게 망설여지는지, 정말 많은 엄마들이 비슷할 것 같아요. 
    이제는 가족을 챙겨온 만큼 나 자신에게도 조금씩 좋은 걸 해줘도 괜찮은 것 같아요. 오늘은 고민했던 가을 니트 꼭 결제하시고, 예쁜 옷 입고 거울 보면서 나도 참 애썼다 한마디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그동안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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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312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남편의 겉옷과 아이들이 먹을 한우, 제철 과일은 고민 없이 장바구니에 듬뿍 담으시면서 정작 마음에 드는 3~4만 원짜리 가을 니트 하나 앞에서는 결제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수십 번 망설이셨을 아침의 그 모습이 너무나 짠하고 또 익숙하게 와닿습니다. 식구들 입고 먹는 데는 제일 신선하고 좋은 것만 골라 들면서, 정작 나를 위한 화장품이나 옷 앞에서는 '갈 데도 없는데 뭐', '작년 옷 그냥 입지' 하며 쓸쓸한 변명을 골라내셨던 그 마음은 평생을 한 가정을 지탱해 온 수많은 어머니가 깊이 공감하는 애틋한 모습입니다.
    
    그동안 악착같이 아끼며 모아온 돈이 식구들과 나 자신을 위한 것이었음을 머리로는 잘 알고 계시고, 이제는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음에도 선뜻 나를 위해 돈이 써지지 않는 것은 당신이 돈이 아까워서가 아닙니다. 오랫동안 '아내'와 '엄마'라는 이름으로 가족을 1순위에 두고 나 자신은 늘 맨 뒷전으로 미루어두는 삶을 살아오다 보니, '나라는 한 사람을 대접하는 감각'이 낯설어졌기 때문입니다. 가족에게 주는 것은 당연한 기쁨이지만, 나를 위해 쓰는 것은 마치 하지 말아야 할 사치를 부리는 것처럼 어색하고 죄책감이 들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엄마도 사고 싶은 것 좀 마음껏 사라"고 말하듯, 가족들이 정말 보고 싶은 모습은 자신들을 위해 희생하느라 정작 자신을 가꾸지 못하는 지친 엄마가 아닙니다. 나 자신을 다정하게 아끼고, 마음에 드는 예쁜 옷을 입으며 행복해하는 엄마의 밝은 얼굴입니다. 나를 위해 쓰는 돈은 결코 허투루 버려지는 낭비가 아니라, 그동안 묵묵히 제 몫을 다하며 가정을 일궈온 나라는 사람에게 건네는 가장 정당하고 품격 있는 보상이자 훈장입니다.
    
    오늘 아침 장바구니에서 뺐던 그 가을 니트를 두 눈 딱 감고 결제하겠다고 마음먹으신 것은 정말 훌륭하고 귀한 첫걸음입니다. 앞으로는 나를 위해 돈을 쓸 때 '갈 곳이 있는가', '꼭 필요한가'를 따지며 당위성을 찾지 마시고, 단지 '이것이 오늘 내 기분을 좋게 만드는가'만을 기준으로 삼아보는 연습을 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몇만 원짜리 옷 한 벌, 내 피부에 맞는 따뜻한 화장품 하나가 가져다주는 소소한 기쁨은 훌륭하게 살아온 내 인생 전체를 다독여주는 큰 온기가 되어 줄 것입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Pour 주었던 그 깊은 사랑의 반의반이라도 이제는 온전히 당신 자신에게 돌려주셔도 괜찮습니다. 오늘 결제하신 그 가을 니트가 집으로 도착하는 날, 거울 앞에서 그 옷을 입고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어보며 "그동안 참 고생 많았다, 이제는 너를 먼저 챙겨줄게" 하고 다정하게 속삭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이제 아무런 죄책감 없이 스스로를 마음껏 가꾸고 대접받을 자격이 충분한 분입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3,418채택률 4%
    글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짠하고, 한편으로는 이제는 정말 조금 바꾸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들에게는 몇십만 원도 선뜻 쓰면서 3~4만 원짜리 내 니트 하나 앞에서 수십 번을 고민한다면, 문제는 돈이 아니라 ‘나는 아껴야 하는 사람’이라는 오래된 습관일 가능성이 커요.
    평생 가족을 먼저 챙기며 살아오신 거잖아요.
    
    남편 좋은 것 먹이고, 자식 좋은 것 입히고, 집에는 좋은 물건 들여놓으면서 정작 나는 “이 정도면 됐지” 하고 살아온 거죠.
    
    그런데 이제 통장에 돈도 있고 빚도 없다면서 계속 나에게만 인색하게 산다면, 그것도 한번 생각해볼 문제예요.
    
    아끼는 것과 나를 소홀히 하는 것은 다릅니다.
    무조건 비싼 걸 사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필요한데도 “나는 이 정도면 됐어” 하며 늘 뒤로 미루는 습관을 이제는 조금씩 끊어보자는 거예요.
    
    오늘 그 니트가 정말 마음에 들고, 형편에 무리가 없는 가격이라면 그냥 사세요.
    사고 나서 “내가 왜 샀지?” 하고 죄책감 갖지도 마시고요.
    
    그리고 다음에는 화장품, 신발, 외식, 취미처럼 내가 실제로 좋아하고 필요한 것에도 예산을 따로 잡아보세요.
    
    가족에게 쓰고 남은 돈으로 나를 챙기는 게 아니라,
    내 몫도 처음부터 예산에 넣는 겁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돈을 모으셨다면 이제는 그 돈으로 가족만 편하게 해주는 게 아니라, 나도 편안하게 살아보는 연습을 해야 할 때예요.
    
    “나중에” 하다 보면 그 나중에는 돈은 있는데 정작 하고 싶은 것도, 입고 싶은 것도, 누리고 싶은 것도 없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 오늘은 작은 것 하나부터 시작해보세요.
    그 니트 하나가 뭐 대단한 물건이라서가 아니라,
    “나도 나에게 돈을 써도 되는 사람이다.”
    이걸 몸으로 한번 경험해보는 겁니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 두세요.
    다만 이제 그 사랑의 일부는 나에게도 돌아오게 하세요.
    
    남편과 자식에게 좋은 것 사주는 엄마라면,
    그 엄마 자신에게도 좋은 것을 사줄 자격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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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217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가족들을 위해 좋은 과일과 한우, 따뜻한 옷가지로 장바구니를 듬뿍 채우면서 정작 나를 위한 3~4만 원짜리 니트 하나 앞에서는 결제창을 수없이 뒤로 미루셨을 그 마음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느껴져 가슴이 뭉클하고 아려옵니다.
    
    그 망설임은 결코 사연자님이 소심하거나 바보 같아서가 아닙니다. 지난 세월 동안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라는 이름으로 가족을 삶의 1순위에 두고 자신을 뒤로 미루어 온 깊은 사랑과 헌신이 지독한 습관으로 몸에 배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내 몫을 챙기는 방법을 까먹을 만큼 평생을 알뜰하고 단단하게 가정을 일궈오신 그 세월이 참으로 숭고하고 경의롭습니다.
    
    이제는 마음의 가책을 내려놓고 스스로를 아껴주셔야 할 이유와 기준들을 마음 깊이 전해드립니다.
    
    '나를 위한 소비'는 사치가 아닌 '건강한 가정의 완성'입니다
    자식들과 남편이 엄마에게 제발 사고 싶은 것을 사라고 핀잔을 주는 것은, 엄마가 자신을 아끼고 행복해할 때 온 가족이 진정한 안도감과 행복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사연자님이 나를 위해 아낌없이 선물하고 가꾸는 모습은 가족들에게 부담이 아니라 가장 큰 기쁨이자 자랑이 됩니다.
    
    나를 대접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평생 익숙지 않았던 일은 누구에게나 단번에 쉬워지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큰 금액을 쓰려 하기보다, 오늘 마음먹으신 것처럼 장바구니에 담아둔 3~4만 원짜리 가을 니트 하나를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상"이라 생각하며 두 눈 딱 감고 결제해 보세요. 작게나마 나를 대접해 보는 경험이 쌓여야 나를 온전히 사랑하는 법도 다시 배우게 됩니다.
    
    '과거의 나'에게 보상을 건네는 시간 만들기
    젊은 날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참아가며 악착같이 저축했던 이유 중 하나는 분명 '나중에 여유롭게 누리며 살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통장에 모아둔 여유는 과거의 내가 피땀 흘려 미래의 나에게 보내준 선물입니다. 이제는 그 결실을 누릴 자격이 사연자님에게 충분히 있습니다.
    
    남편과 자식에게 쏟았던 따뜻한 온도의 반의반만이라도 나 자신에게 돌려주세요. 오늘 그 가을 니트를 예쁘게 차려입고 모닝커피를 마시는 사연자님의 하루가 이전보다 훨씬 더 따스하고 풍요로워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