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테크 수업을 계속 다녀야 할지 고민입니다
저는 두 달 전부터 수영장에서 아쿠아테크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처음 수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딸아이 때문이었어요.
딸아이가 출산을 앞두고 건강을 위해 수영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혼자 다니기에는 조금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함께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도 수영을 잘하는 편은 아니라서 아쿠아테크 수업을 선택했어요.
수업은 처음 약 50분 정도 요가매트를 깔고 체조를 하고, 이후 수영장에 들어가 물속에서 체조를 하는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운동도 하고 딸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나름 즐겁게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요일 수업에서 조금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조금 일찍 도착해서 공용 요가매트를 꺼내 제가 편한 곳에 깔고 강사님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여기 제가 하던 자리예요.”
하면서 저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왜 그 자리가 그분 자리인지 물었더니,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서 운동해 왔다고 하셨어요.
제가 알기로는 센터에서 지정한 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들 먼저 와서 본인이 편한 자리에 앉아 운동하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런데 저는 수업을 시작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신입이다 보니 괜히 더 말하기도 그렇고, 결국 자리를 비켜드리고 한쪽 구석에서 운동을 했습니다.
사실 그때부터 마음이 조금 상해 있었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나이 드신 회원분이 오셔서 이번에는 추석을 앞두고 강사님 선물비를 걷는다며 1인당 1만 원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순간 조금 의아해서
“왜 1만 원씩이나 걷으세요?”
하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원래 해마다 그렇게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다시
“그럼 우리 반이 99명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1인당 1만 원이면 거의 99만 원인데 강사님께 99만 원을 선물비로 드리는 건가요?”
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이 다시 오셔서
“어제 온 분이나 오래 다닌 분이나 다 내야 해요.”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자리 문제로 이미 마음이 불편했던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모르게 기분이 많이 상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계속 마음이 불편해서 딸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딸아이는 이 부분이 궁금하다며 시청에 질의를 해보겠다고 했고, 저는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딸아이가 결국 민원을 넣었더라고요
민원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소ㅇ국민체육센터 아쿠아테크 수업 관련 민원>
안녕하세요. 소ㅇ국민체육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회원입니다.
저희 가족이 화·목 아쿠아테크 수업을 이용하면서 반복적으로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되어, 아래 사항에 대한 확인 및 시정을 요청드립니다.
1. 요가매트 자리 선점 및 자리 이동 요구
아쿠아테크 수업은 1부 요가매트에서 약 50분간 스트레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강생들이 공용 요가매트를 꺼내 먼저 온 순서대로 자리를 잡아 수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수강생이 나중에 도착했음에도 본인이 평소 앉던 자리라며 먼저 와서 자리를 잡은 회원에게 비켜달라고 요구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 별도로 좌석을 지정한 것이 아니라면 공용 공간에서 특정 자리를 개인의 자리처럼 주장하거나 다른 회원에게 자리를 양보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아쿠아테크 수업에 공식적으로 지정된 좌석이 있는지 특정 수강생이 특정 자리를 고정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는지 지정석이 없다면 이러한 자리 선점 및 이동 요구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용자들에게 안내할 계획이 있는지 확인 및 답변 부탁드립니다.
샤워실에도 개인적으로 자리를 맡아두지 말라는 안내가 있는 만큼, 요가매트와 체육관 역시 공용 시설인 만큼 특정 회원이 독점하지 않도록 명확한 이용수칙을 안내해 주시기 바랍니다.
2. 강사 선물 명목의 현금 모금
또한 이번 추석을 앞두고 일부 수강생들이 강사에게 선물을 해야 한다며 회원 1인당 1만 원씩 현금을 걷고 있다며 현금을 달라는 요구를 두 차례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재 해당 반 회원이 약 99명인 것으로 알고 있어, 사실이라면 약 99만 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이에 대해 센터에서 이러한 현금 모금 사실을 알고 있는지
수강생들이 강사 선물을 명목으로 회원들에게 현금을 걷는 행위가 센터 규정상 허용되는지 허용되지 않는 행위라면 센터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 예정인지 부ㅇ도시공사에선 강사님들께 명절 선물은 따로 준비하지 않으시는지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강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공공체육시설에서 상당한 금액의 현금이 수강생 간에 모금 및 기부되는 행위에 대해 센터 차원의 명확한 기준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요청사항
위 두 사항에 대해 관련 규정과 부ㅇ도시공사 체육센터의 공식적인 입장, 사실관계 확인 결과 및 향후 시정·개선 계획을 구체적으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회원이 특정 회원들의 관행이나 요구로 불편을 겪지 않고 공정하고 편리하게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센터 차원의 적극적인 확인과 개선을 요청드립니다. 오래다녔든 아니든 모든 회원의 시간과 돈은 소중합니다. 이용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목요일에 다시 수업을 갔는데 분위기가 너무 불편했습니다.
강사님께서 수강생들을 모아놓고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민원이 발생했습니다.”
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민원이 들어와서 추석에 받으려던 보너스도 받지 못하게 되어 속상하다는 듯한 말투로 들렸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참 불편했습니다.
물론 제가 제기한 문제 때문에 강사님도 마음이 좋지 않으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강사님께 개인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것도 아니고, 강사님을 힘들게 하려고 민원을 넣은 것도 아닙니다.
그저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면서
“정말 지정석이 있는 건가?”
“회원들이 강사님 선물비를 이렇게 현금으로 걷어도 되는 건가?”
그게 궁금했고, 센터의 공식적인 기준을 알고 싶었던 것뿐입니다.
그런데 민원 이후 수업 분위기가 이렇게 불편해지니 제가 계속 이 수업을 다녀도 되는 건지 고민이 됩니다.
사실 운동하러 가는 곳인데, 매번 사람들 눈치를 보게 되고 혹시 제가 민원을 넣은 사람이라는 것이 알려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면서 마음이 편하지가 않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면서 충분히 궁금해할 수 있는 문제였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 저는 수영을 잘하지도 못하고, 운동을 시작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초보 회원이라 괜히 제가 분위기를 불편하게 만든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딸아이는 제가 잘못한 것이 없으니 그냥 다니라고 하는데, 저는 운동하러 가서까지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런 일 하나 때문에 그동안 함께 운동했던 사람들과 수업까지 포기하는 것도 아쉽고요.
제가 궁금한 것은 이것입니다.
공용시설에서 오래 다닌 사람이 본인이 늘 사용하던 자리를 자기 자리라고 생각하고 새로 온 회원에게 비켜달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인가요?
그리고 공공체육시설에서 회원들이 강사님 선물 명목으로 1인당 1만 원씩 현금을 걷는 것도 흔한 일인가요?
무엇보다 민원이 들어간 이후 수업시간에 강사님께서 수강생들을 모아 민원 이야기를 하면서 수업 분위기가 불편해지는 상황까지 감수하면서 제가 계속 이 수업을 다녀야 하는지 고민됩니다.
제가 너무 예민했던 것인지, 아니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궁금해할 만한 일이었는지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