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감정조절일상관리·마음습관

이불 빨래를 미루다 계절까지 바뀌었는데 잘 때마다 찜찜하면서도 계속 미루네요

이불 빨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지 벌써 두 달이 넘었어요.

 

처음에는 주말에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토요일엔 비가 왔고, 일요일엔 귀찮았어요.

그다음 주에는 다른 빨랫감이 많았고요.

 

이렇게 미루다 보니 계절이 바뀌었네요.

 

웃긴 건 제가 매일 이불 상태를 확인한다는 거예요.

 

자려고 누우면 문득 빨래해야 하는데 싶어요. 베개에 얼굴을 대고 냄새를 맡아보기도 하고, 이불 끝을 괜히 만져보기도 해요.

 

찜찜해서 신경 쓰이는데 그렇다고 일어나서 세탁기에 넣지는 않아요.

 

어차피 지금 빨면 오늘 덮을 이불이 없잖아.

내일 아침에 하자.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는 까맣게 잊어요.

 

며칠 전에는 세탁하려고 이불을 벗겨놓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말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다시 씌웠어요.

 

그럴 거면 왜 벗겼나 싶어서 혼자 웃었네요.

 

이상하게도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잘하는 편이에요. 다른 빨래는 널고 개는 것까지 별문제 없이 하거든요. 그런데 이불처럼 부피가 크고 순서를 생각해야 하는 일은 시작하기가 어렵네요.

 

가끔은 제가 게으르기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귀찮을 이유를 너무 많이 찾아내는 사람 같아요.

 

이불을 빨고 나면 얼마나 개운할지 잘 알아요. 빨래한 이불에서 나는 냄새도 좋아하고요.

 

그런데 그 좋은 기분은 막연한 미래의 일이고, 지금 당장 세탁기를 돌리는 건 귀찮은 현실이니까 자꾸 뒤로 미루게 되네요.

 

이번 주말에는 정말 빨아보려고요.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것도 몇 번째인지 모르겠어요. 저처럼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는 받으면서 정작 행동은 안 하는 분들 계신가요?

 

작은 집안일 하나를 이렇게 오래 미루는 이유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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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 익명1
    이불 전체를 한꺼번에 빨려고 하기보다 오늘은 세탁기에 넣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383채택률 5%
    작성자님, 이불 빨래 하나를 미루는 일이 단순히 게으름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이불을 벗겨놓았다가 말리는 시간이 걱정되어 다시 씌웠다는 대목에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네요. 해야 한다는 마음은 분명한데 막상 행동으로 옮기려니 그다음에 해야 할 일들이 줄줄이 떠오르는 거죠.
    
    이불 빨래는 일반 빨래와 달리 부피도 크고, 세탁 후 건조까지 생각해야 하니 시작하기 전부터 일이 크게 느껴질 수 있어요. 세탁기를 돌리는 것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어요.
    
    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래 붙들고 있는 것도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입니다. 매일 밤 이불을 보며 찜찜해하고, 내일은 해야지 다짐하고, 또 미루면서 스스로에게 작은 부담을 주고 있는 거니까요.
    
    이번에는 꼭 주말에 완벽하게 해내겠다고 마음먹기보다 일을 조금 작게 나눠보시면 어떨까요?
    
    오늘은 이불 세탁이 가능한 날씨인지 확인하기, 다음 날은 이불을 벗겨 세탁기에 넣기처럼요. 건조가 걱정된다면 여분의 이불을 먼저 준비해 두는 것도 좋겠어요.
    
    그리고 혹시 이번 주말에도 못 했다고 해서 자신을 게으른 사람이라고 평가하지는 마세요.
    
    우리 일상에는 꼭 해야 하지만 당장 급하지 않아서 자꾸 뒤로 밀리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 일 하나하나에 자신을 탓하다 보면 정작 생활의 작은 즐거움까지 잃어버릴 수 있어요.
    
    저는 작성자님이 말씀하신 마지막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빨래한 이불에서 나는 냄새를 좋아하고, 그 개운함도 잘 알고 계시잖아요.
    
    그 기분을 누리기 위해 너무 거창한 결심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이번에는 '이불 빨래를 해야지'가 아니라 '오늘 이불 한 번 벗겨보자' 정도로 시작해 보세요.
    
    미뤄온 두 달보다 앞으로 맞이할 뽀송뽀송한 잠자리가 더 중요하니까요. 
  • 프로필 이미지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5,032채택률 3%
    글을 읽으면서 이불 빨래 하나를 두고 매일 마음속으로 고민하는 모습이 참 공감됐어요. 사실 해야 할 일을 몰라서가 아니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마음의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 있더라고요. 특히 이불처럼 세탁하고 널고 말리는 과정까지 생각해야 하는 일은 시작하기도 전에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요. 그러다 보면 미룬다는 사실 자체가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고요. 그렇다고 자신을 게으르다고 탓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유독 손이 가지 않는 일이 하나쯤은 있으니까요. 때로는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시작을 어렵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번 주말에는 꼭 끝내야 한다는 부담 대신 이불을 벗겨 세탁기에 넣는 것까지만 목표로 삼아보세요. 작은 시작이 생각보다 큰 성취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 거예요. 무엇보다 자신을 다그치기보다 조금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마음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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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420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이불을 덮을 때마다 빨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떠오르는데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상황이 참 익숙하면서도 답답하게 느껴지셨을 것 같아요. 특히 빨래한 이불의 개운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미루는 자신이 더 신경 쓰이셨겠어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모습을 '착수 지연'의 관점에서 이해하기도 합니다. 해야 할 일 자체보다 그 일을 시작하기까지 예상되는 수고와 번거로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죠. 이불 빨래는 벗기기부터 세탁, 건조, 다시 정리하기까지 여러 과정이 뒤따르기 때문에 시작하기 전부터 해야 할 일이 크게 느껴질 수 있어요. 결국 미루는 동안에는 당장의 수고를 피할 수 있지만, 해야 한다는 생각은 계속 남아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생기는 거죠.
    
    이번에는 '이불 빨래를 끝내야지'라는 목표보다 시작할 행동 하나만 정해보시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금요일 저녁에 세탁 가능한 이불인지 확인하고, 토요일 아침에는 이불 커버만 벗겨 세탁기에 넣는 식으로요. 건조가 걱정된다면 여분의 이불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되겠어요.
    
    완벽하게 한 번에 끝내려 하기보다 시작의 부담을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집안일 하나를 미뤘다고 자신을 게으르다고 평가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이번 주말에는 다 해내야 한다는 부담 대신, 딱 한 단계만 실천해 보세요. 깨끗하게 세탁된 이불에서 느끼는 그 개운함도 머지않아 누리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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