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소통일상관리·마음습관

매일 같은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사람이 생기니까 괜히 의식돼서 자리까지 바꾸게 돼요

출근할 때 늘 비슷한 시간에 지하철을 타요. 타는 위치도 거의 같아요. 계단에서 가까운 문이 편해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같은 칸에 타거든요.

 

그러다 보니 매일 보는 사람이 몇 명 있어요. 다들 출근 시간이 비슷하겠죠.

 

그중에 한 사람이 유독 눈에 익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같은 가방을 들고 있어서 알아봤어요. 그다음 날에도 있었고, 그다음 주에도 비슷한 자리에 서 있더라고요.

 

아는 사이는 당연히 아니에요.

인사한 적도 없고 눈이 마주쳐도 바로 시선을 돌리는 정도예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사람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게 됐어요.

 

며칠 전에는 지하철에 타자마자 그 사람이 보였어요. 마침 제 앞에 빈자리가 있었는데 앉으려다가 그냥 지나쳤네요.

 

왜 그랬을까요?

 

그 사람도 제가 매일 같은 칸에 탄다는 걸 알고 있을 것 같았어요. 괜히 가까이 앉으면 일부러 옆에 앉는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물론 상대가 저를 알아보고 있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어요.

 

어쩌면 그 사람은 매일 저를 봐도 전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죠.

 

그런데 저는 이미 혼자서 아는 사이와 모르는 사이의 중간쯤 되는 관계를 만들어놓은 것 같아요.

 

한번은 평소보다 늦게 출발해서 다른 시간대 지하철을 탔어요. 그날은 그 사람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어요.

 

늘 타던 지하철인데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 편안하더라고요.

 

그 뒤로는 아예 다른 칸에 탈 때도 생겼어요.

 

그러다 문득 제가 왜 이런 행동까지 하나 싶었어요. 상대가 무슨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저에게 말을 건 적도 없는데 말이에요.

 

가장 민망했던 건 지난주였어요. 사람이 많은 날이라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는데 그 사람과 눈이 잠깐 마주쳤어요.

 

저는 급하게 고개를 돌렸고, 내릴 때까지 휴대폰 화면만 봤어요.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제가 너무 수상하게 행동한 것 같더라고요. 아무 일 없었는데 오히려 피하는 모습이 이상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낯선 사람과 함께 있는 게 특별히 불편한 성격은 아니에요. 다른 승객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거든요.

 

그런데 반복해서 마주치다 보니 상대가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하게 돼요.

 

인사하기에는 너무 모르는 사람이고, 완전히 무시하기에는 얼굴이 익숙해진 사람이랄까요.

 

다른 분들은 출퇴근길에 매일 마주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시나요?

 

저는 그냥 원래 타던 칸에서 편하게 출근하고 싶은데, 어느 순간부터 별것 아닌 상황에 혼자 신경을 너무 쓰고 있네요.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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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5,036채택률 3%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주 마주치는 사람은 어느 순간 낯선 사람이라기보다 익숙한 존재가 되는 것 같아요. 말을 나눈 적도 없지만 얼굴을 알고, 오늘도 그 자리에 있을지 궁금해지는 마음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보다, 나도 모르게 상대를 의식하게 된 자신의 모습이 더 신경 쓰이는 건 아닐까요? 
    특별한 관계가 아닌데도 혼자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아 민망하고, 괜히 상대에게 오해를 살까 봐 행동 하나까지 조심스러워지는 마음도 이해됩니다. 하지만 상대방은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도 있어요. 눈이 마주치면 가볍게 시선을 돌리고, 빈자리가 있으면 편하게 앉으면 됩니다. 굳이 친해지려고 애쓰거나 피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어요.
    모든 사람과 관계를 맺을 필요는 없듯이, 익숙한 얼굴을 익숙한 얼굴로만 남겨두어도 괜찮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미리 헤아리느라 자신의 평범한 일상까지 불편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출근길만큼은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보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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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394채택률 5%
    작성자님, 별다른 일이 없는데도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의 존재가 의식되고, 그 사람의 시선이나 생각까지 혼자 상상하게 되는 마음이 참 이해됐어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반복해서 마주치다 보면 서로 모르는 사람인데도 얼굴이 익숙해지고, 어느새 낯선 사람과 아는 사람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묘한 느낌이 생기기도 하지요.
    
    어쩌면 작성자님은 그 사람 자체가 불편하다기보다, 그 사람의 눈에 내가 어떻게 비칠까 하는 생각 때문에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던 행동까지 조심스러워진 것 같아요. 빈자리가 있어도 앉지 못하고, 눈이 마주치면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 나중에는 내가 이상하게 보였을까 걱정하는 것처럼요.
    
    그런데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어요. 상대방은 작성자님이 생각하는 만큼 작성자님의 행동을 자세히 기억하거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어쩌면 상대방 역시 출근길에 자기 생각을 하느라 바쁠지 모르지요.
    
    우리는 가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실제보다 크게 느끼고,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미리 짐작하면서 스스로 행동의 범위를 좁히기도 해요. 하지만 그 사람에게 잘 보일 필요도, 일부러 피할 필요도 없어요.
    
    다음부터는 원래 타던 칸에 타고, 빈자리가 있으면 편하게 앉으셨으면 좋겠어요. 눈이 마주치면 굳이 피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고요. 그렇다고 억지로 인사하거나 친해지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어요.
    
    그저 같은 시간에 출근하는 수많은 사람 중 한 사람일 뿐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작성자님, 출근길은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며 조심스럽게 보내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루를 시작하는 나를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해주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그 사람보다 작성자님 자신의 편안함을 먼저 챙기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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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431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쓴님, 매일 마주치는 낯선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 평소와 다름없는 출근길도 괜히 의식될 수 있지요. 상대가 나를 알아볼까, 내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도 모르게 행동을 조심하게 되셨을 것 같아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타인의 시선을 실제보다 크게 의식하는 '스포트라이트 효과'와 연결해 볼 수 있습니다. 상대는 별다른 생각이 없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상상하면서 스스로를 더 의식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럴 때는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추측하기보다, 내가 편한 행동을 선택해 보셨으면 합니다. 빈자리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앉고, 눈이 마주치면 굳이 급하게 피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인사를 하거나 친해질 필요도 없고요. 그저 같은 출근길을 이용하는 여러 사람 중 한 명으로 편안하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상대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내 출근길까지 바꾸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금씩 원래의 편안한 일상을 되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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