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는 사람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한 사람은 자식이 좋은 직장에 들어갔다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오래 준비했던 일이 잘 풀렸다고 하더군요.
다들 축하한다고 한마디씩 건네는데 저도 함께 웃으며 잘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이상하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남에게 좋은 일이 생긴 건 분명 축하할 일인데 왜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제 형편부터 생각하게 되는 걸까요.
그날도 집에 와서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저 사람은 저렇게 일이 잘 풀리는데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나 싶었습니다.
평소에는 별 불만 없이 지내다가도 누군가 잘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갑자기 제 생활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조금 전까지 괜찮았던 일상인데 남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부족한 것들만 눈에 들어옵니다.
이런 마음이 드는 게 썩 달갑지는 않습니다.
남이 잘됐다고 해서 제가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에게 나쁜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평소 좋은 관계로 지내는 사람들이니 잘되면 기뻐해 주는 게 당연하지요.
그런데 마음이라는 게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네요.
며칠 전에는 아는 사람이 새로 시작한 일이 잘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저도 예전에 해보고 싶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조금만 더 용기를 냈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 괜히 아쉬워졌습니다.
그 사람이 부러웠던 건지, 예전의 제 선택이 후회스러웠던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두 가지 마음이 섞여 있었겠지요.
나이가 들면 남과 비교하는 마음도 조금은 줄어들 줄 알았습니다.
젊었을 때야 직장이나 돈 문제로 서로 비교할 일이 많았지만 이제는 각자 살아온 모습이 다르다는 걸 알 만한 나이가 됐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누군가 좋은 소식을 전하면 저도 모르게 제 삶과 견주게 됩니다.
더 마음에 걸리는 건 그런 생각을 하는 제 모습입니다.
남의 기쁜 일을 있는 그대로 기뻐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스스로에게 실망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축하하는 마음이 거짓인 건 아닙니다.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진심이고, 한편으로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감정을 느끼면 애써 부정했습니다.
내가 왜 남을 부러워하겠느냐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요즘은 부럽다는 마음 자체보다 그 뒤에 따라오는 생각들이 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남의 좋은 소식 하나로 제 인생 전체를 평가하게 되니 말입니다.
평소에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누군가의 성과를 듣는 순간 그동안 제가 해온 일들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남들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저만 제자리에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을 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서로 잘된 일을 축하해 주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위로하면서 지내는 게 사람 사는 모습 아니겠습니까. 저도 그렇게 지내고 싶습니다.
다만 남의 행복을 제 부족함의 기준으로 삼는 습관은 고치고 싶습니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다른데, 왜 좋은 결과만 놓고 비교하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들었을 때 부러움과 축하하는 마음이 함께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지 궁금합니다.
이런 감정을 억지로 없애려고 하기보다 받아들이는 게 나을까요?
남의 소식에 흔들리지 않고 제가 살아온 시간과 지금의 생활을 조금 더 편안하게 바라보려면 어떤 연습부터 시작해야 할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