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끔 아무 일도 없는데 문득 지금까지 내가 잘 살아온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큰일이 생긴 것도 아니고 특별히 힘든 일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다가 그런 생각이 불쑥 들어옵니다.
젊었을 때는 앞만 보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하고,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니 이것저것 깊게 생각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때는 지금 이것만 지나가면 좀 편해지겠지, 몇 년만 더 열심히 살면 여유가 생기겠지 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렇게 한 해 두 해 지나왔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나이가 꽤 들었네요. 예전에는 60대라고 하면 아주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는데 막상 제가 이 나이가 되고 보니 마음은 크게 달라진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나온 시간을 생각하다 보면 이상하게 허전할 때가 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손에 잡히는 게 뭐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동안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정말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인생이라는 게 무슨 성적표를 받아보는 것도 아니고 누구와 비교해서 잘 살았다 못 살았다 할 수도 없겠지요.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가끔은 다른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은 그래도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산 것 같은데 나는 뭘 하면서 여기까지 왔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예전에 하고 싶었는데 미뤄둔 일들이 생각날 때가 그렇습니다. 그때는 시간이 없어서, 형편이 안 돼서, 나중에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하면 그 나중이라는 게 언제였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뭘 크게 시작하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앞으로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지 그게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목표라는 게 비교적 분명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하루 별 탈 없이 지내는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만 계속 지내도 되는 건가 하는 마음이 한쪽에 있습니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편할 것 같은데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사는 것도 왠지 쓸쓸합니다.
지난 선택 중에 아쉬운 것도 있습니다. 그때 조금 다르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일도 있고, 괜히 고집을 부렸던 일도 생각납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계속 생각해 봐야 소용없다는 것도 압니다. 그래서 일부러 생각을 끊으려고 하는데 어느 날은 또 같은 자리로 돌아오네요.
제가 바라는 게 대단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남은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다는 생각 없이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해야 그렇게 느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이제는 목표를 세우려 하기보다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 건지도 헷갈립니다.
코치님, 나이가 들면서 이렇게 지나온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마음도 자연스러운 과정일까요? 과거에 잘 살았는지 계속 따져보기보다 앞으로의 시간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보내려면 어떤 것부터 생각해 보는 게 좋을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