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정신건강관계·소통

2차 가자는 분위기일 때 언제, 어떻게 빠지세요?

회식 때마다 늘 같은 고민이 반복돼서 물어보고 싶어요.

1차는 괜찮아요. 밥 먹고 이야기하는 정도는 할 만하거든요. 문제는 1차가 끝나는 순간이에요. 가게 앞에 모여 서서 "한잔 더?" 하는 그 몇 분이요.

다들 이미 2차 장소를 검색하고 있는데, 저는 속으로 '집에 가고 싶다'만 외치고 있어요. 근데 입 밖으로는 안 나와요. 제가 먼저 간다고 하면 분위기가 식을 것 같고, 다음 날 "어제 왜 빨리 갔어?" 소리를 들을까 봐 걱정되거든요.

지난번에는 화장실 가는 척하다가 그냥 나왔어요. 나와서 지하철 타는 내내 '내일 뭐라고 하지?' 생각했고요. 다음 날 아무도 뭐라고 안 했는데도 저 혼자 하루 종일 눈치를 봤어요.

그렇다고 끝까지 남으면 다음 날이 너무 힘들어요. 컨디션은 바닥이고 돈도 쓰고 체력도 쓰고, 정작 즐겁지도 않았고요. 그러면서 또 다음 회식에서는 똑같이 반복하고 있어요.

여러분은 이럴 때 자연스럽게 빠지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요? 미리 말해 두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그 자리에서 짧게 인사하고 나오는 게 나을까요?

그리고 이런 일에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제가 너무 소심한 건지도 궁금합니다.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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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909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 1차는 괜찮은데 가게 앞에서 "한잔 더?" 하는 몇 분이 되면 속으로는 집에 가고 싶다고 외치면서도 입이 안 떨어지고, 화장실 가는 척 빠져나와 지하철에서 내일 뭐라고 하지 걱정하셨으니 얼마나 마음이 졸이셨을까요. 아무도 뭐라고 안 했는데 혼자 하루 종일 눈치를 본 것까지 겹치면 더 허탈하셨을 거예요. 그리고 이건 소심해서가 아니에요. 팀 분위기를 소중히 여기고 관계에 신경 쓰는 사람에게 흔한 반응이고, 그 신경이 조금 과하게 쓰이고 있을 뿐이에요.
    
    먼저 눈치 보이는 부분을 현실에 맞춰 볼게요. 회식 2차에서 한두 명이 먼저 일어나는 건 대부분의 팀에서 흔한 일이고, 사람들은 누가 빠졌는지보다 자기가 어디로 갈지에 더 신경을 써요. 지난번에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 증거예요. 분위기가 식을까 하는 걱정도 실제보다 크게 그려지기 쉬워요. 다만 인사 없이 사라지는 방식은 오히려 다음 날 어색함을 만들 수 있어서, 짧게 인사하고 나오는 쪽이 나에게도 팀에도 편해요.
    
    미리 말해 둘지 그 자리에서 인사할지는 둘을 함께 쓰는 게 가장 수월해요.
    
    첫째, 회식 시작 무렵이나 1차 중간에 가볍게 한마디 해 두세요. "오늘은 1차까지만 있다가 들어갈게요, 내일 일정이 있어서요." 이유는 한 줄이면 충분하고, 먼저 말해 두면 1차가 끝나는 순간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압박이 사라져요. 팀장님이나 가까운 동료 한 명에게만 말해 두어도 분위기가 알아서 정리돼요.
    
    둘째, 1차가 끝나는 순간에는 짧고 밝게 인사하고 바로 움직이세요. "오늘 잘 먹었습니다, 저는 먼저 들어가 볼게요,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하고 웃으며 말하면 분위기를 해치지 않아요. 말이 길어지거나 사과하는 투가 되면 붙잡힐 틈이 생기니, 인사와 감사, 그리고 이동까지 한 번에 하는 것이 좋아요. 붙잡는 사람이 있으면 같은 말을 한 번 더 담담하게 하고 걸음을 떼세요.
    
    셋째, 다음 날의 눈치는 한마디로 정리하세요. 출근해서 "어제 잘 먹었습니다, 먼저 들어가서 아쉬웠어요" 하고 먼저 인사하면 어제 왜 빨리 갔어라는 질문이 나올 틈이 줄어요. 그리고 그 일에서 실제로 문제가 있었는지만 확인하고, 없었다면 별일 없었다고 한 줄 적고 덮으세요.
    
    넷째, 매번 빠지는 것이 부담이라면 가끔은 2차에 가는 날을 정해 두는 방법도 있어요. 중요한 회식이나 기분이 괜찮은 날에는 한 시간만 있다 일어나겠다고 시간을 정하고 참석하면, 늘 빠지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줄어요. 처음부터 모든 모임에 같은 선택을 할 필요는 없고, 내 컨디션과 일정에 맞춰 고르시면 돼요. 컨디션이 바닥이 되고 돈과 체력을 쓰는 걸 알면서 억지로 남는 건 나에게도 팀에게도 득이 되지 않아요.
    
    이번 주에는 다음 회식 때 시작 무렵에 "오늘은 1차까지 있다가 들어갈게요" 한 문장을 가까운 동료에게 먼저 건네 보세요.
  • 익명2
    분위기 때문에 억지로 따라가기보다는 다음 날 일정이나 개인적인 약속을 이유로 자연스럽게 빠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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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808채택률 3%
    회식 자리에서 먼저 자리를 뜨는 것이 눈치 보이고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배려심이며, 결코 유별나거나 소심해서가 아닙니다. 상대방과 팀의 분위기를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성향 때문입니다.
    ​2차를 피하는 가장 깔끔한 방법은 1차 시작 전(또는 중반)에 미리 상황을 언급해 두는 것입니다.
    ​"오늘 집안에 일(가족 일정, 택배 수령, 컨디션 조절 등)이 있어서 1차만 참석하고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요"라고 미리 밝힙니다.
    ​1차가 끝날 무렵 "오늘 정말 즐거웠습니다! 저는 먼저 들어가 볼게요"라고 짧고 명확하게 인사 후 자연스럽게 이동합니다.
    ​미리 말을 해두면 1차 종료 후 가게 앞에서 눈치를 보거나 고민할 필요 없이 명분이 서게 됩니다. 굳이 도망치듯 나오지 않아도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의 귀가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니, 스스로의 에너지와 컨디션을 지키는 선택을 편안하게 하셔도 괜찮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159채택률 5%
    작성자님, 1차는 괜찮지만 2차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마음이 불편해지시는군요.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은 분명한데, 혹시 분위기를 깨는 건 아닐까, 다음 날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막상 자리를 빠져나와서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혼자 계속 신경 쓰셨다니, 회식이 끝난 뒤에도 마음은 편히 쉬지 못하셨겠어요.
    
    저는 2차에 가지 않을 생각이라면 미리 한마디 해두고, 1차가 끝났을 때 짧게 인사하고 나오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어요. 회식 중간에 갑자기 사라지면 오히려 스스로 더 신경 쓰일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1차가 끝날 무렵에 “저는 오늘 여기까지 하고 들어가 볼게요. 오늘 즐거웠어요. 다들 좋은 시간 보내세요!” 하고 밝게 인사하면 충분해요. 평소에 2차까지 가는 분위기가 강한 직장이라면 처음부터 “저는 오늘 1차까지만 함께할게요”라고 가볍게 이야기해 두셔도 좋고요. 굳이 자세한 이유를 설명하거나 허락을 구하듯 말할 필요는 없어요.
    
    혹시 다음 날 누군가 “어제 왜 일찍 갔어?”라고 물으면 “저는 1차까지만 하고 들어갔어요. 잘 들어가셨죠?” 정도로 편하게 답하시면 돼요. 특별한 해명 없이도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어요.
    
    그리고 작성자님, 이런 일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해서 소심한 사람인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의 기분을 살피고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내 마음보다 주변 분위기를 먼저 생각하시는 거겠지요. 다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나를 계속 힘들게 하는 방향으로만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함께하는 자리에 끝까지 남아야만 좋은 동료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1차에서 충분히 함께했고, 인사를 나누고 예의 있게 자리를 마무리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해요.
    
    처음 한두 번은 조금 어색하고 마음이 쓰일 수 있어요.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들은 오래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고,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거예요.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는 것만큼, 내 몸과 마음을 지키는 것도 중요해요. 다음 회식에서는 억지로 끝까지 버티기보다 작성자님이 편안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선택을 한 번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건 분위기를 망치는 행동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알고 적절하게 조절하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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