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감정조절관계·소통

집에만 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집니다

현관문을 열고 가방을 내려놓으면 그때부터 움직이기가 싫습니다. 씻어야 하는데 소파에 눕고,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배달 앱만 한참 들여다봅니다. 그러다 늦은 시간에 허겁지겁 씻고 잠자리에 들죠.

주말에는 좀 나을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평일에 못 한 청소와 빨래를 생각하면 쉬는 게 불편하고, 그렇다고 몸을 움직이자니 피곤합니다. 쉬는 날이 끝날 때쯤이면 제대로 쉰 것도 아니고 해야 할 일을 다 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우울해져요.

예전에는 퇴근 후에 운동도 하고 책도 읽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일상이 너무 멀게 느껴집니다. 주변에서는 체력이 떨어져서 그렇다며 운동을 권하지만, 운동을 시작할 기운조차 없다는 게 문제예요.

그냥 생활이 늘어져서 생긴 습관인지, 쉬는 방식 자체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무리해서 계획을 세우면 며칠 만에 포기할 게 뻔해서 그것도 겁납니다. 지금 상태에서 일상을 조금씩 회복하려면 무엇 하나부터 바꾸는 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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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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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814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 현관문을 열고 가방을 내려놓는 순간부터 몸이 멈춰 버리고, 쉬는 날에도 쉬지도 해내지도 못한 채 우울해지는 날이 이어지니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예전에는 운동도 하고 책도 읽던 일상이 멀게 느껴지는 것도 쓸쓸하셨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운동을 시작할 기운조차 없다는 말씀이 이 상황의 핵심이에요. 이건 생활이 늘어져서도, 쉬는 방식이 잘못돼서도 아니고, 지금 에너지가 낮은 상태에서 의욕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운동 같은 큰 변화가 아니라, 에너지가 거의 없어도 할 수 있는 크기로 바꾸는 것이 출발점이에요.
    
    무엇 하나부터 바꿀지 물으셨으니 하나만 고르면, 현관에서 소파로 가는 순서를 바꾸는 것을 권해요. 가방을 내려놓은 뒤 소파에 앉기 전에 씻기부터 하는 거예요. 소파에 한 번 눕고 나면 일어나는 데 큰 결심이 필요하지만, 문 앞에서 바로 욕실로 가는 건 결심이 거의 필요 없어요. 옷도 갈아입지 말고 가방만 내려놓은 채로 욕실로 직행하고, 처음 며칠은 샤워가 아니라 세수와 양치만으로도 성공으로 치세요. 씻고 나면 몸이 풀려서 그다음 행동이 한결 쉬워지고, 늦은 시간에 허겁지겁 씻는 일도 줄어요. 이 하나만 일주일 정도 이어 가 보세요.
    
    저녁 식사는 배달 앱을 오래 들여다보는 시간이 에너지를 더 갉아먹어요. 앱을 열기 전에 먹을 메뉴를 두세 가지로 정해 두거나, 자주 시키는 메뉴를 즐겨찾기로 묶어 두면 고르는 데 쓰는 힘이 줄어요. 냉동 밥과 계란, 김처럼 오 분 안에 되는 최소 메뉴를 하나 정해 두는 것도 좋아요. 완벽한 식사가 아니라 먹었다는 것이 목표예요.
    
    주말에는 해야 할 일 중 하나만 정하세요. 빨래 한 판이나 청소기 한 번처럼 이십 분 안에 끝나는 일을 오전에 하고, 나머지 시간은 쉬는 시간이라고 미리 선을 그어 두는 거예요. 한 가지를 해냈다는 감각이 있으면 쉬는 동안의 불편함이 줄고, 하루 끝에 제대로 한 게 없다는 느낌도 덜해요. 청소와 빨래를 한 번에 몰아 하려던 기준은 내려놓으셔도 돼요.
    
    운동은 지금 시작하지 않으셔도 돼요. 대신 퇴근길에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거나, 주말 오전에 집 앞에서 십 분 햇빛을 쬐는 정도로 시작하면 몸의 리듬이 서서히 돌아와요. 이 정도가 쌓여야 나중에 운동할 기운이 생겨요. 무리한 계획은 며칠 만에 포기할 게 뻔하다고 하신 걱정은 정확하고, 그래서 이번에는 지치는 날에도 할 수 있는 최소 버전을 먼저 정해 두는 방식이 맞아요. 하루 걸렀다면 다음 날 이어서 하면 되고, 한 번의 중단이 포기가 되지 않게 두 번 연속 거르지 않기만 규칙으로 삼으세요.
    
    오늘 밤 이후 첫 번째 목표는 내일 퇴근해서 가방을 내려놓고 곧장 세수와 양치부터 하는 것 하나예요. 그것만 해내도 충분히 회복의 첫걸음이에요.
  • 익명3
    하루에 모든 것을 다 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퇴근 시간을 하고 나면은 저녁을 먹고 나면은 7시 8시 되잖아요. 그러면은 내가 할 일도 없고 내가 하고 싶은 일도 할 수도 없고. 그러다 보면은 그냥 밥 먹고 나면은 침대에 누워 가지고 핸드폰이나 보고 또 이거저거 그냥 핸드폰 보다 보면 요새 YouTube 같은 거 보면은 계속해서 내가 보고 싶어 하고 그리고 재밌는 것들 계속해서 뜨잖아요. 아 그럼 그런 것들 계속 보다 보면은 시간이 어느새 금새 한 시간 두 시간 못 지나는 거 금방이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면은 이제 밖에 나가는 시간도 그렇고 그냥 이 정도 시간이 됐으면은 아 이제는 자야 될 시간도 되고 내일 출근해야 되나 하면 또 일찍 일어나야 되잖아요. 그렇다고 우리나라 사람들 보통 자는 시간이 12시 정도에 대부분 자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그거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조금 늦게 자는 부분도 어쩔 수 없는 것이죠. 어쨌든 늦게 주무시는 거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해 가지고 퇴근하자마자 밥 먹고 저녁 먹고 9시에 바로 잘 수도 없는 거잖아요. 9시에 바로 자면은 새벽같이 일찍 일어날 수는 있습니다만은 그렇다고 해서 현대인들이 9시에 자는 사람들이 요새 좀 없긴 하고요. 최소한 아무리 일찍 자도 10시에는 잠을 자지 않겠습니까? 또는 10시에 잠을 잔다고 친다고. 그러면은 퇴근하면 뭐 별거 하다 못 하게 그냥 핸드폰 조금 보면 그냥 바로 그냥 자야 되는 시간 아니에요? 그러니까 하루가 너무 아깝고 내가 하는 일이 너무 나오고. 또 시간은 금방 가는 거 같고. 그러니 뭐 하다 보면은 금새 12시간 되는 것이 다반사인거 같습니다 하루의 모든 것들을 다 한 번에 모든 것들을 결정하고 하실 수는 없어요. 제가 여기서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어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한 번에 다 하시려고 하시지 마시고요. 조금씩 조금씩 변해 가는 모습들을 보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떠한 규칙적인 생활표를 만들면 안 됩니다. 만들면 그대로 그대로 따라서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퇴근하고 나서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방향은 하나입니다. 뭔가 일을 하시잖아요. 그러면은 일을 하시는 거에 있어서 한 번쯤 고민을 해 보시고 또 뭔가 새로운 것을 한다. 퇴근하고 난 뭘 할 건지 오늘 한번 고민해 보시는 것을 저는 추천해 드립니다. 항상 퇴근할 때 퇴근길에 뭐 운전을 하고 오시든 아니면 지하철을 타고 오시든 버스를 타고 오시든 생각할 시간이 조금 있잖아요. 뭐 내 차로에 자차를 운전하고 계시면은 뭐 다른 생각을 가지시면 안 되지만은 만약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신다면은 대중교통을 어쨌든. 나 오늘 집에 가서 뭐라 했지? 한번 계획을 세워 보시는 것을 저는 추천드립니다. 그냥 누워서 오늘은 그냥 푹 쉴까? 이렇게 해도 되는 거고요. 오늘은 기량 한번 Netflix로 봐 볼까? 뭐 이런 거 해도 되고요. 아 오늘은 기랑 공원 한번 띄워 볼까? 이렇게 해도 되고요. 매일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면 힘들어서 못 합니다. 이렇게 한번 좀 고민해 보고 생각을 해요. 보셔 가지고 그때그때 생각날 때마다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매일 꾸준하게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고 매일 나가서 운동하잖아요. 그거 오래 못 갑니다. 생각 외로 오래 못 가요.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일주일에 3일만 운동을 하자. 그리고 나머지 저기 뭐야? 얘들은 집에서 뭐 저기 컴사 게임을 하든 아니면 뒹굴든 그건 내 마음이야. 이렇게 아주 가볍게 목표로 설정하는 것을 저는 추천해 드립니다. 왜 이렇게 가볍게 목표를 설정하냐고 말씀을 드리는 것은 이거 저거 다 할 필요가 없다. 그러는 겁니다. 그럼 힘들어져요. 처음부터 너무 열심히 하다 보면 뭐다 힘들어집니다. 가령 예를 든다면 말이죠. 제가 주변에 학생들이라든가. 아니면 신입사원들이라든가 아니면은 새롭게 공부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이렇게 보잖아요. 그러면은 자격증 시험을 서로 보고서 새롭게 이직을 한다든가. 더 좋은 직장 아니면 다른 직장을 알아보려고 하는 친구들도 있고 새로운 사람들도 또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 이런 사람들 보면 제가 항상 말하는 그게 있습니다. 너무 처음부터 열심히 하지 말아라. 너무 처음부터 열심히 하잖아요. 급 힘들어서 그거 지쳐서 못 합니다. 차근차근 조금조금씩 하루에 2 3시간씩 하면 되는 거니까 말이죠. 말이죠. 그리고 그 시험이 만약에 급박하게 다가온 시험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은 차근차근히 모든 그 설정을 크게 하셔 가지고 내가 뭐든지 하는 그런 습관들이 중요한 거거든요. 내가 공부하고 그리고 내가 놀고 그리고 내가 일하고 이런 것들도 하나의 습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한 것들도 세세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하루에 너무나 높은 목표를 설정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너무나 많은 큰 큰 목표를 설정하면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하기가 너무 힘들거든요. 그러니까 차근차근 일하는 것을 저는 추천해 드립니다. 우리가 계단을 오를 때 한 계단씩 한 계단씩 오르듯이요. 그렇게 차근차근히 뭐든지 계획을 세우시는 것을 저는 추천해 드립니다.
  • 익명2
    지금은 의욕이 부족하다기보다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는 상태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지치면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몸이 잘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더라고요.
    처음부터 운동이나 청소를 목표로 삼기보다 퇴근 후 씻기, 간단하게 식사 챙기기처럼 작은 일 하나부터 시작해 보세요. 
    무리해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하기보다 지금의 나에게 맞는 속도로 일상을 회복해 가면 좋겠어요 
  • 익명1
    저도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더라구요. 친구도 만나기 싫고 그래서 항상 집으로 가는 편입니다. 제 생각에는 출근해서 제 에너지를 다 사용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것은 자신이 게으르거나 의지가 부족한 문제는 아니라 생각해요. 힘들면 그냥 쉬거나 조금 힘이 남으면 책을 그때 읽는 식으로 마음을 비우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818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퇴근 후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무거운 가방과 함께 지친 몸을 소파에 파묻고, 씻고 먹는 당연한 일상조차 커다란 과제처럼 느껴졌을 마음의 무거움에 깊이 공감합니다.
    
    평일에는 온 힘을 다해 일터를 버텨내고 돌아왔기에 뇌와 몸이 완전히 방전된 상태입니다. 정작 푹 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제대로 일상을 정돈하지도 못한 채 주말이 허무하게 지나갈 때 밀려오는 부채감과 우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피곤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질문자님이 게으르거나 의지가 부족해서 생긴 나쁜 습관이 아닙니다. 그동안 에너지 소모가 너무 컸던 탓에 무의식적으로 내면의 방어기제가 작동하여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최소한의 생존 모드로 전환된 상태일 뿐입니다.
    
    예전의 에너지 있던 모습으로 한 번에 돌어가려 애쓰거나 무리한 운동 계획을 세울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부담 없이 아주 소소하게 일상의 결을 바꾸어갈 수 있는 현실적인 4가지 가이드를 안내해 드립니다.
    
    퇴근 후 '귀가 루틴'의 문턱을 극단적으로 낮추기
    
    소파에 누워 '씻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할수록 뇌는 씻는 행위를 거대한 작업으로 인식해 더 누워있게 만듭니다.
    
    집에 돌아오면 소파나 침대에 들르지 않고, 현관에서 곧바로 욕실로 직행해 세수나 양치만이라도 먼저 해보는 극소형 루틴을 만들어 보세요. 일단 씻고 나면 저녁 시간을 맞이하는 몸과 마음의 가벼움이 훨씬 커집니다.
    
    주말의 집안일은 '완벽'이 아닌 '최소한'으로 구역 정하기
    
    밀린 청소와 빨래를 한 번에 다 해내려 하면 시작도 하기 전에 피로가 몰려옵니다.
    
    주말 집안일의 목표를 "완벽한 청소"가 아니라 "딱 15분만 움직이기" 또는 "쓰레기통 비우기 하나만 하기"처럼 아주 작은 단위로 제한해 보세요. 남은 시간은 죄책감 없이 온전히 쉬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해 주셔야 합니다.
    
    저녁 식사의 결정 피로 줄이기
    
    배달 앱을 한참 들여다보는 이유는 지친 상태에서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는 에너지'조차 고갈되었기 때문입니다.
    
    평일 저녁만큼은 배달 앱을 계속 탐색하기보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나 메뉴 후보 2~3가지를 미리 정해두어 결정의 피로를 최소화해 보세요.
    
    운동 대신 '몸의 온기 챙기기'부터 시작하기
    
    지쳐있는 상태에서 억지로 운동을 시작하면 스트레스만 더해집니다.
    
    운동 대신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 5분간 가만히 눈 감고 스트레칭하기,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기처럼 내 몸에 온기와 휴식을 선물하는 가벼운 감각적 행위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시는 것이 훨씬 건강합니다.
    
    한꺼번에 삶을 바꾸려 하지 마시고, 오늘 저녁엔 소파로 가기 전 따뜻한 물로 얼굴을 한 번 씻어내는 작은 다정함 하나만 스스로에게 선물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4,021채택률 5%
    작성자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가장 힘든 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하루가 아니라, 예전에는 어렵지 않게 해내던 일들이 이제는 하나하나 마음을 먹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는 사실이 아닐까 하고요.
    
    집에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는 순간, 그제야 긴장이 풀리면서 몸도 마음도 더는 움직이고 싶지 않은 거겠지요. 씻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밀린 집안일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는데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는 날들. 그러다 하루가 다 지나가고 나면 쉰 것 같지도 않은데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한없이 답답해지는 날들 말입니다.
    
    남들은 퇴근 후에도 운동하고 자기 계발을 하고, 주말이면 집을 정리하며 알차게 살아가는 것 같은데 나만 자꾸 제자리에 머무는 것 같을 때도 있으셨겠지요.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한 하루가 작성자님에게는 온 힘을 다해야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하루일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피로까지 견디며 살아오셨을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작성자님이 자신을 조금 덜 탓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처럼 운동하고 책을 읽던 자신이 그리우실 수도 있겠습니다. 무언가를 좋아할 여유가 있었고, 퇴근 후의 시간에도 작은 기대가 있었던 그때가요. 지금의 자신이 낯설고,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싶어 마음이 무거워질 때도 있겠지요.
    
    그런데 작성자님, 예전의 자신을 그리워하는 마음까지 짐으로 짊어지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지금의 작성자님이 게을러진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어쩌면 그동안 너무 오래 애써 오느라 자신을 돌볼 여유마저 남지 않았던 것일 수 있으니까요.
    
    사람은 꼭 무너질 만큼 큰일을 겪어야만 지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일만으로도, 어느 순간 마음의 힘이 바닥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장 생활을 바로잡겠다는 다짐부터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오늘은 집에 돌아와 씻기만 해도 좋고, 간단히 끼니를 챙기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그것조차 버거운 날에는 잠시 쉬어 가셔도 됩니다.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반드시 큰 결심으로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일이 아니라, 더는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데서 시작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쉬는 날마다 해야 할 일을 떠올리며 마음이 불편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느라 휴식마저 고통스럽다면, 이제는 단순히 생활 습관의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무기력함이 오래 이어지고 일상이나 즐거움까지 잃어가고 있다면, 몸과 마음의 상태를 전문가와 함께 살펴보셔도 좋겠습니다. 혼자서 원인을 찾아내고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작성자님, 우리는 가끔 너무 지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더 지치게 만들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쉬어야 할 시간에도 마음은 쉬지 못하고, 내일을 살아갈 힘까지 오늘의 자책 속에서 조금씩 잃어버리게 되지요.
    
    이제는 그 마음을 조금 놓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밀린 빨래가 있어도, 정리하지 못한 집이 있어도, 오늘 계획했던 일을 하나도 해내지 못했어도 작성자님의 하루가 실패한 하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한 피로를 안고도 오늘을 살아내셨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지금의 자신이 예전의 자신만큼 부지런하지 못하다고 해서, 덜 괜찮은 사람이 된 것은 아닙니다. 잠시 삶의 속도를 늦춰야 할 만큼 지쳐 있는 것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 주셨으면 합니다.
    
    '오늘도 많이 애썼다. 지금은 조금 느려도 괜찮다. 나는 다시 잘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중이지, 뒤처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작성자님이 다시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하나씩 발견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무언가를 해내서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지는 날뿐 아니라,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날에도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고 편히 잠들 수 있는 날이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그저 하루를 버텨 내는 것만으로도 벅차시겠지만, 부디 그 하루를 살아내는 자신에게만큼은 조금 더 따뜻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작성자님의 마음을 지켜줘야 할 사람은, 바로 작성자님 자신이니까요. 
  • 프로필 이미지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4,671채택률 3%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만큼 지쳐 있으면서도, 막상 쉬고 있으면 해야 할 일들이 떠올라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상황이 참 답답하실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하던 운동이나 독서가 이제는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 되었다면, 스스로도 낯설고 속상하실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을 게으르다고 탓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예전 같지 않을 때는 의지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 어렵기도 하니까요.
    지금은 예전의 생활을 한꺼번에 되찾으려 하기보다 아주 작은 변화 하나부터 시작해 보세요. 퇴근 후 5분만 편하게 쉬기, 빨래 한 번만 돌리기, 집 앞을 잠깐 걷기처럼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면 충분합니다. 하지 못한 일을 세기보다 오늘 해낸 작은 일을 인정해 주는 것도 중요하고요. 휴식은 모든 일을 끝낸 뒤에야 누릴 수 있는 보상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도 나를 회복시키는 데 필요한 시간일 수 있어요. 다만 무기력함이 오래 이어지거나 일상생활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면 건강 상태도 한 번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만의 속도로 일상을 되찾아 가시길 응원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3,358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 하루 끝에 찾아오는 무기력감이 얼마나 무겁고 버거우셨겠어요.
    퇴근 후나 주말마다 푹 쉬지도 못하고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셨을 마음이 참 안타까워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만성적인 번아웃이나 에너지가 고갈된 방어 기제로 보기도 해요.
    마음은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채찍질하지만 몸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신호를 보내는 중이에요.
    예전처럼 부지런히 살지 못한다고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어요.
    오히려 그동안 치열하게 일상을 버텨내느라 에너지를 다 썼기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지금 필요한 건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아주 작은 해방감이에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내려놓고 소파에 눕는 대신 딱 5분만 창밖을 보거나 멍하니 있어 보세요.
    해야 할 일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소모되거든요.
    오늘 밤에는 씻고 자는 것 외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말고 자신을 온전히 쉬게 해 주세요.
  • 프로필 이미지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2,069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퇴근 후에는 몸도 마음도 방전된 것처럼 느껴지고, 쉬는 동안에도 해야 할 일들이 떠올라 편히 쉬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하던 일들이 버겁게 느껴진다면 단순히 의지가 약해졌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탓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지금은 생활 전체를 바꾸려 하기보다 가장 작은 일 하나부터 시작해 보세요. 집에 오면 물 한 잔을 마시고 잠시 앉아 쉬기, 씻기만 먼저 하기, 빨래는 세탁기에 넣는 것까지만 하기처럼 부담 없는 목표면 충분합니다. 주말에도 집안일을 한꺼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한 가지씩 하고, 나머지 시간은 죄책감 없이 쉬어 보세요.
    
    또한 예전처럼 운동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기준보다 지금 자신의 에너지에 맞는 생활을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다만 이런 무기력과 피로가 몇 주 이상 지속되거나 수면·식욕·기분까지 달라진다면 스트레스나 건강상의 원인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진료나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일상을 회복하는 데 꼭 큰 결심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한 가지 작은 일만 해도 충분하다고 자신에게 허락해 주세요. 자신을 몰아붙이기보다 조금씩 기운을 되찾아 가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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